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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야구선수 윤학길'의 딸이 아니다. '펜싱코리아'의 당당한 주역으로 거듭났다.
경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윤지수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런던에서는 (대표팀) 파트너였지만, 아시안게임에 반드시 서고 싶었다." 맞언니 김지연이 셴첸에게 내리 8점을 내주는 위기의 순간에 윤지수는 얼굴을 감싸쥐면서 긴장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에 대해 윤지수는 "차마 볼 수가 없더라. 그냥 칼이 부딪치는 소리만 들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김)지연 언니의 기량을 알기에 (이길 것이라고) 믿었다"고 강조했다. 부러진 칼을 두고는 "사실 칼이 휘면 바꿔야 하는데, 그 칼을 쓰지 않으면 이기지 못할 것 같더라"고 웃었다.
부전자전이다. 한국 야구사의 한 획을 그은 아버지에 이어 딸은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 정상에 섰다. 누구보다 간절히 피스트를 바라봤을 아버지를 향해 윤지수는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는 진심을 보냈다.
고양=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