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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깎신'주세혁의 힘,한국 대만 꺾고 4연승 질주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4-30 21:16


◇주세혁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대한민국 탁구 4강이 끊어지지 않게, 바통을 이어줘야 한다."

12번째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레전드 깎신' 주세혁(34·삼성생명·세계랭킹 19위)의 각오는 결연했다. '베테랑 삼총사' 오상은(37·KDB대우증권), 주세혁, 유승민(32·삼성생명)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탁구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도쿄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 남자대표팀엔 주세혁이 홀로 남았다. 조언래 김민석 정영식 서현덕 등 후배들과 함께 나선 첫 세계선수권, 맏형으로서 어깨가 그 어느때보다 무거웠다. 2004년 이후 6번의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대한민국 남자탁구가 4강에 들지 않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오상은, 유승민과 은메달 동메달을 꾸준히 따내며, 중국 만리장성의 아성을 위협했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4강권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었다. "지금은 과도기다 . 4강을 버텨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대회까지만 버텨주면, 경험있는 후배들이 치고 올라올 것이다. 일단 한번 무너지면 회복할 수 없다.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30일 오후 일본 도쿄 요요기경기장에서 개막한 도쿄세계선수권, 주세혁이 '징검다리'의 약속을 지켰다. C조 조별리그 4차전 '난적' 대만전에서 제1단식, 제4단식을 연거푸 따내며 게임스코어 3대1, 짜릿한 승리를 일궜다. 조별리그 4연승을 이끌었다. 주세혁은 이날 오전 10시 스웨덴전에서도 제2단식, 제4단식 주자로 나서 '2승'을 기록했다. 한국의 3대2 승리를 빚어냈다. 체력적인 부담에도 흔들림없이 자신의 몫을 해냈다.

이날 '난적' 대만전은 조1위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할 경기였다. 주세혁은 4시간만에 다시 제1단식에 나섰다. 지친 체력을 정신력, 책임감으로 극복해냈다. '세계랭킹 18위' 첸치엔안을 3대0(11-8, 11-7, 11-8)으로 돌려세웠다. 기선을 제압했다. 제2단식에서 막내 정영식(22·KDB대우증권)이 대만의 톱랭커이자 런던올림픽 4위, 추앙치유안(세계랭킹 8위)에게 0대3(7-11, 11-13, 4-11)으로 패했다. 제3단식, '주장' 조언래(28·에쓰오일)가 등장했다. 반드시 잡아야할 '승부처'였다. 첫세트를 잡았다. 2-3세트를 내리 내줬지만, 마지막 4-5세트를 연거푸 따내며 3대2(11-5, 5-11, 8-11, 11-9, 11-6)로 승리했다. 승리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바통'을 형님 주세혁에게 넘겼다.

제4단식, '세상에서 가장 믿음직한 맏형' 주세혁이 '톱랭커' 추앙치유안과 마주섰다. 파워드라이브, 강력한 랠리로 무장한 대만 에이스에 맞섰다. 역대 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섰지만 런던올림픽 이후 2연패했다. 삼세번째 대결에선 간절했다. 자신을 위해, 팀을 위해 꼭 이겨야 했다. 첫세트를 듀스 접전끝에 10-12로 내줬다. 그러나 2-3-4세트(6-11, 6-11, 7-11)를 연거푸 따냈다. 추앙치유안의 강드라이브가 주세혁의 라켓에 깎여나갔다. 모든 드라이브를 무력화시키는 '철벽'이었다. 상대의 기를 질리게 하는 '질식수비'였다. 깊숙한 롱커트도, 허를 찌르는 드라이브도 '클래스'가 달랐다. '팀플레이어' 주세혁이 또다시 팀을 구했다. 게임스코어, 3대1, 짜릿한 승리였다.

한국은 D조 '최대 난적' 대만을 꺾고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1일 오후 4시30분 북한과의 마지막 조별리그 5차전을 앞두고 조1위를 확정했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주세혁을 믿었고, 주세혁이 해줬다. 어린 선수들이 기술력은 있지만 심리적인 부담이 컸다. 세혁이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완벽한 롱커트로 제2의 전성기를 알렸다"고 극찬했다. "대만전에 이기면 조1위지만, 지면 조4위까지 밀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내일 남북대결을 편한 마음으로 하기 위해서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며 주세혁의 활약을 반겼다. 2년만에 돌아온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주세혁은 세계 최고 수비수로서의 클래스를 과시했다.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방법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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