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전 밴쿠버는 축제의 무대였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을 물론이고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에서 메달의 지평을 넓혔다. 소치에서의 목표는 수성이다. 동시에 차기 대회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로서 '동계종목 강국'의 명성을 재확인해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잡은 1차 목표는 금메달 4개 이상, 7위권 내 성적이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여제' 이상화(서울시청) 외에도 남자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 볼 만하다. 빙속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인 모태범(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슬럼프를 겪었지만 3월 부활을 예고했다.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00m 2연패를 달성했다.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도 올 시즌을 앞두고 바꾼 스케이트에 적응했다. 국내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신기록을 써내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의외의 메달도 기대해볼만하다. 한국 컬링은 아직 역사가 20년도 채 되지 않는다. 선수 수급과 훈련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척박한 환경이다. 그럼에도 여자컬링은 이번 대회 진출을 확정지었다. 주인공은 2012년 세계컬링선수권대회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경기도청 여자컬링팀이다. 국내선발전에서 우승해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경기도청 팀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2년간의 성적을 합산한 결과 8위에 올라 8개국에 주어지는 올림픽 우선 출전권을 극적으로 따냈다. 올림픽 출전을 확정하고서 대한컬링경기연맹은 '메달 전략'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 컬링 전용 훈련장을 조성해 맹훈련에 돌입했다. 올림픽 출전의 기쁨을 그대로 이어가 시상대 정복까지 노리고 있다.
스키에서는 기대주 최재우(CJ)가 메달을 노린다. 최재우는 3월 세계프리스타일스키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모굴 5위로 한국 스키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어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시리즈 모굴 부문 신인상까지 받아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유망주로 등장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