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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복서 이시영은 졌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습관성 어깨 탈구로 맘껏 싸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계속 복싱 글러브를 끼고 링에 오르겠다고 했다. 한번 패배로 그만둘 이시영이 아니었다.
경기 방식은 2분 4라운드로 치러졌다. 1라운드에선 이시영이 기다렸다가 받아쳤다. 김하율은 밀고 들어갔다.
2라운드에선 혼전 양상으로 팽팽했다. 서로 주먹을 뻗었지만 이렇다할 충격을 주지 못했다.
이시영은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결과에 후회없다. 채점 방식이 달라졌지만 나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훈련할 때 오른쪽 어깨가 자주 빠졌다. 이번 경기에서도 빠졌다.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큰 무리가 없다면 계속 링에 올라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시영은 "인천 숙소 경비원 아저씨들이 나를 위해 플래카드까지 만들어 응원왔는데 져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시영은 개최도시 대표로 부전승으로 준준결승에 올랐다. 이시영은 김하율과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맞대결했었다. 당시 둘다 48㎏급이었는데 둘 다 체급을 올렸다. 김하율은 당시 김다솜으로 출전했다가 개명했다. 이시영이 승리했는데 이후 판정논란이 일었다. 이시영은 유효타수를 앞세워 지능적인 복싱을 했다. 반면 김하율은 저돌적인 밀고 나왔다.
이날 도원체육관에는 김하율의 소속팀인 충주시청에서 준비한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그때를 기억하며 지옥훈련을 해왔다. 나는 최종선발전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늘 확실히 보여줄 것이다'고 적은 플래카드가 걸렸다. 인천=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