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시승기] 변신술에 능한 `슈퍼 세단` 아우디 S7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3-09-13 16:22



아우디의 S시리즈는 특별하다. A시리즈의 평범함과 RS시리즈의 비범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능력이 있다. A시리즈의 무난한 세단 성향으로 손님을 편안히 모시기도 하고, RS시리즈의 무시무시한 스포츠카 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 두 얼굴을 가진 '슈퍼 세단'인 셈이다.

드라이버가 원하면 언제든 그 모습을 바꿔준다. 정숙한 4,000cc 대형세단으로 물 흐르듯 주행하다가도 오른발에 까딱 힘을 주는 순간 무서운 질주를 시작한다. 내가 언제 세단이었냐는 듯 스포츠 쿠페로 돌변하는 '요물'이었다. 서울 시내에서 40~50km/h로 줄지어 서행하는 게 제일 어려웠다.

본격 시승에 들어가니 '오빠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요건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8기통 4,000cc 가솔린에 트윈터보 시스템은 언제든 총알처럼 튀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고, 낮은 RPM에서는 4기통만 작동하다가 높은 RPM에선 8기통을 가동해 슈퍼카로 변신시키는 놀라운 시스템을 몸으로 느끼게 했다.

420마력에 56kg.m의 토크는 거칠 것이 없었다. 정지에서 시속 100km/h까지 4.7초라는 성능표를 보지 않아도 5초면 속도계가 100km/h를 가볍고 넘는 것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급가속에서도 2톤짜리 머신은 아주 매끈하고 조용하게 튀어 나갈 정도로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차체를 안정시켜 주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아우디 S7이 세단과 고성능 쿠페를 오갈 수 있게 하는 또다른 핵심은 서스펜션이었다. 다이얼로 선택할 수 있는 4가지 차체 선택에는 '컴포트-오토-다이내믹-인디비쥬얼'이 있는데, 이 가운데 컴포트와 다이내믹은 세단과 스포츠쿠페으로 모습을 바꾸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다이내믹 선택에선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통통 튀는 느낌까지 줬다가 컴포트 서스펜션에선 어느새 푸근한 정통 세단으로 모습을 바꾼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화도~파주를 도는 300km 구간에서 강화도는 스포츠카로 돌았고 파주는 세단으로 다녀온 기분이었다.





외형 디자인도 딱 세단과 스포츠쿠페의 중간지점에서 협의를 봤다. 점잖은 세단 스타일의 앞 코부터 길게 빠지다가 맨 마지막 단절의 효과를 준 꽁무늬까지 세련미와 스포티함을 앞뒤로 섞어놨다. 특히 앞-중간-뒷창으로 이어지는 A-B-C필러 디자인은 총 길이 5미터(4,980mm)에 이르는 차체 덕분에 현존 최고의 섹시함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장 인테리어도 곳곳이 리얼 카본으로 디자인 돼 젊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계기판 최고속도는 320까지지만 실주행은 250km/h로 제한돼 있어 넘치는 파워를 절제하느라 힘겨운 모양새다. 배기음도 크고 묵직한 바리톤 음색을 억지로 입막음 해놓은 것 같았다. 세단으로 변신할 때를 고려한 것이다.


가격은 1억2,500만원. 아무나 넘볼 수 없는 가격과 성능이어서 국내서 한 해 50대 이상 팔리기 쉽지 않다. '그냥 그런' 세단과 세컨카로 스포츠쿠페 이렇게 2대를 살 것이냐, 고성능 세단과 스포츠카를 한 몸에 지닌 아우디 S7을 마련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였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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