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태환 브랜드'TH.PARK', 스스로 날개를 달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6-21 08:56



'수영영웅' 박태환(24·인천시청)이 자신의 이름을 딴 스포츠 브랜드 'TH. PARK(티에이치박)'을 론칭한다.

박태환은 해외명품 브랜드 패션쇼 때마다 어김없이 셀러브리티 초청리스트 상단에 이름을 올리는 몇 안되는 스포츠 패셔니스타다. 수영 다음으로 패션, 인테리어 등에 관심이 많다. '패션 브랜드 론칭'은 머릿속에 그려온 수많은 꿈 가운데 하나였다. 브랜드 로고도 직접 디자인했다. '태환'의 이니셜 'TH'에 행운과 비상을 상징하는 독수리 날개를 달았다. 이미 지난해 런던올림픽 때 수영모, 유니폼, 스포츠백 등에 부착했던 바로 그 로고다. 스포츠 후원사 대신 이제 자신의 브랜드를 입는다. 국내 스포츠스타로서 자신의 브랜드를 입는 첫 시도다. 여러가지 의미가 담겼다.


박태환, 'TH. PARK' 스스로 길을 열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실격 해프닝' 속에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직후인 지난해 9월 SK텔레콤과의 4년 후원 계약이 만료됐다. 대한수영연맹의 포상금 미지급 문제가 불거지며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변화의 기운이 감지됐다. 5월 인천시청과 입단계약을 맺었고, 삼성전자 '갤럭시S'의 글로벌 모델로 낙점됐다. 그러나 정작 후원사는 쉽사리 나타나지 않았다. 돈 자체보다 자존심, 사기의 문제였다. 기업, 연맹은 외면했지만, 그럴수록 팬들의 사랑은 커졌다. 팬클럽이 '아직 끝나지 않은 레이스'라는 제하의 신문광고를 집행했고, 국민들은 스폰서를 자청했다. 크라우드펀딩기업인 '유캔펀딩'은 박태환 효과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뒀다. 프로젝트 진행 한달만에 970명의 국민들로부터 7272만9000원의 후원금이 답지했다. JYJ, 이정재, 송지효 등 연예스타들도 5000만원을 후원했다. 너도나도 '박태환의 스폰서'를 자청했다.

올해 상반기 휠라코리아와의 계약이 종료됐다.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결정했다. 수영복을 중심으로, 기능성 스포츠웨어와 액세서리를 선보인다. 박태환을 이달 초 출연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당장의 목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지만, 은퇴시점을 설정해두진 않았다"고 말했다. "26~28세까지는 성적을 낼 수 있다. 만으로는 아직 23세다. 브라질올림픽 이후에도, 금메달을 못따더라도 할 수 있는 만큼, 열정이 없어질 때까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전히 수영이 너무 좋은 박태환은 오래오래 수영하고 싶다. 마냥 앉아서 기다리지 않았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열어갔다. "후원이 없다고 운동을 멈출 순 없다." 1월 호주전지훈련을 자비로 다녀왔다. 7월 중순엔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한 본격적인 전훈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는다. 박태환과 마음이 통한 형원인터내셔널이 제작에 나섰다. 박태환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바이어 품평회도 가졌다. 비용, 유통 문제 등으로 인해 일단 오프라인 숍은 미뤄뒀다. 롯데홈쇼핑을 통해 첫선을 보인다.


'TH. PARK' 수영 꿈나무의 길을 연다

"어렸을 때는 나만 잘하면 되지 생각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 내가 은퇴한 이후에도 꿈나무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시상대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박태환의 말이다. 올림픽 이후 쏟아진 국민들의 '무한사랑'은 수영 하나만 알고 살던 박태환을 변화시켰다. 변하는 세상에서 변함없는 의리를 보여준 팬들의 소중함을 새삼 실감했다.


'TH. PARK'으로 얻는 수익을 수영의 미래에 투자할 생각이다. 당장의 전훈비보다 더 큰 미래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TH. PARK'의 수익금은 인천시청 입단 당시 약속했던 '박태환 재단'의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수영경기가 열릴 경기장은 이미 '문학 박태환 수영장'으로 명명됐다. 박태환은 '박태환 수영장'에서 직접 키즈 훈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박태환 재단'을 통해 꿈나무 선수들을 육성, 지원할 꿈을 갖고 있다. 수영 선진국 호주, 미국 등을 오가며 훈련 환경,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이 누구보다 컸다. 올림픽 수영 챔피언으로서 자신의 20년 노하우를 꿈나무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할 생각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의 수익금으로 운영되는 선순환을 꿈꾸고 있다.

박태환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박찬호, 장미란, 손연재 등 동료 스타플레이어들도 진심어린 영상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박태환의 브랜드 'TH. PARK'은 24일 오후 7시30분 롯데홈쇼핑에서 첫선을 보인다. 호주 전지훈련을 앞두고 개인훈련에 전념하고 있는 박태환은 홈쇼핑에 직접 출연하지 않는다. 독수리의 비상하는 날개를 단 'TH. PARK'이 다시 날아오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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