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4인4색' 슈퍼레이스 미녀레이서 "남친 보다 서킷~"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3-02-26 10:10 | 최종수정 2013-02-26 10:10


지난 14일 서초구 방배동 더페이지(서래마을점) 까페에서 슈퍼레이스 넥센N9000 클래스에 출전하는 미녀 4인방 전난희 이화선 박성은 고명진(왼쪽부터)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내 간판급 자동차 경주대회인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에는 열정 넘치는 4명의 미녀 드라이버들이 있다.

이화선(33·CJ레이싱) 전난희(32·팀챔피언스) 박성은(29·SL모터스포츠) 고명진(23·인치바이인치) 선수가 그들이다.

'슈퍼레이스'의 프로 레이서 입문 단계인 넥센 N9000 클래스(1600cc 이하)에 출전 중인 그들은 거친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매경기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화선은 올해로 레이싱 경력 10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드라이버이며, 전난희는 지난 시즌 한 차례 우승과 두 차례 포디엄에 올랐던 실력있는 선수이다.

박성은 또한 바이크 선수 출신으로 나이트 레이스에서 클래스 2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고명진은 슈퍼루키 출신 얼짱 카레이서로 널리 알려져있다.

오는 5월 5일 개막 예정인 슈퍼레이스는 올 시즌 해외 경기일정을 추가하고 N9000 클래스는 참가비와 타이어를 지원하는 등 선수에 대한 지원 강화 등으로 대대적인 새단장을 단행했다.

더욱 재미있어진 '2013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에 참가하게 될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모터스포츠가 아직까지는 남성 중심의 경기인데, 입문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그리고 본인에게 모터스포츠란 무엇인지.


이- 원래부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레이싱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저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극제가 되는 것 같아요. 여자가 아니라 한 명의 레이서로 봐주는 것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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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어요. 매케닉과 군인을 꿈꿨는데, 남자들이 하는 일에 대한 동경이 있었죠. 그리고 제 한계를 뛰어 넘어서 스피드를 정복하고 싶다는 원초적인 본능이 있었어요. 모터스포츠는 거친 매력도 있고 항상 저에게 자극이 되는 것 같아요.


CJ레이싱팀 이화선 선수.
박- 오빠만 둘이라 어려서부터 인형보다는 자동차 모형을 가지고 놀았어요. 처음엔 바이크를 탔어요. 한 번은 사고가 난 적이 있는데, 뼈가 붙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음 경기에 나갈 정도로 스피드를 좋아했어요. 그렇지만 바이크는 몸이 그대로 노출되서 부상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자동차경주로 전향하게 되었어요.

고- 가족 중에 남자만 5명이에요. 어려서부터 총, 칼싸움을 하면서 남자아이처럼 자랐죠. 할아버지는 버스 운전을 하셨고, 어머니는 아직도 수동기어 차량을 운전하세요. 환경도 그렇고 유전적인 부분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성적은 좋지 않지만, 레이싱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팀챔피언스 전난희 선수.
Q. 2012년 슈퍼레이스 4전에서 박성은 선수가 2위, 전난희 선수가 3위로 함께 포디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기분이 어땠는지. 예상은 하셨나요?

전- 박성은 선수와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깝게 지내는 사이인데, 비시즌에도 꾸준히 연습을 했어요. 서로 기록을 재주기도 하면서 여자로서 누릴 것들을 포기하고 차에 올인했죠. 그렇기 때문에 함께 포디엄에 올랐던 것 자체가 너무나 감동이었어요.

박- 저는 항상 포디엄에 올라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포디엄에 오를 수 있어 기뻤어요.


SL모터스포츠 박성은 선수.
Q. 지난 시즌에 대한 평가와 올 시즌에 대한 목표가 어떻게 되시나요?

이- 새로운 선수가 등장하면, 그 선수의 실력을 모르기때문에 더 긴장되는 것 같아요. 올 해는 컷오프 제도 때문에 단기적인 목표가 생겨 더욱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 올 해는 타이어가 제공되고 참가비도 지원되서 지난 해보다 더 많은 선수가 참가할텐데, 새롭게 도입되는 컷오프 제도때문에 25대의 차량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어요. 클래스 수준도 한 층 올라가고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 같아요. 지난 해에는 우승을 했으니 올 해는 슈퍼레이스 최초의 여성 챔피언이 되는 것이 제 목표에요.


인치바이인치팀 고명진 선수.
박- 항상 아쉬워요. 올해는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아쉬움 없는 경기를 하고싶어요. N9000 클래스 선수들은 기량이 비슷하기 때문에 누가 더 잘한다고 말하기가 어려워요. 경기를 잘한 것 같아도 성적은 생갭다 잘 안나오더라구요. 올해는 우승하고 싶어요.

고- 지난 시즌은 저의 첫 프로 데뷔였어요. 잘하고 싶은 욕심은 컸지만 정작 성적은 잘 안나왔어요. 모르는 전문용어도 많았는데, 공부도 하고 관련 책도 읽었어요. 올해는 프로 드라이버로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거에요.

Q. 네 분 모두 남자친구가 없다고 들었는데, 이상형이 어떻게 되시나요? 남자친구가 레이싱하는 것을 싫어한다면 어떻게 하실건지?

이- 레이싱을 즐기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반대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 취미가 같은 사람이 좋아요. 그래서 레이싱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박- 저는 남자친구 말을 따르는 편이에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제가 좋아하는 일을 반대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고- 제 직업이 카레이서인데 레이싱을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일을 하지말라고 하는 것은 구속이죠.


Q. 혈액형이 어떻게 되시나요? 각 혈액형 별로 성격 특징이 조금씩 다른데, 레이싱 스타일이 이 특징과 비슷한지 궁금한데.

이- 전 O형이에요. 감정에 잘 치우치는 편이라 그 날 기분에 따라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경기 전에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해요.

전- 그러고보니 그런 것 같네요. 전 A형인데 너무 소심하게 레이스한다는 소리를 듣곤해요. 평소에도 데이터 분석을 굉장히 많이하고 항상 리마인드하면서 준비를 해요.

박- 저는 B형이라 그런지 바이크를 탈 때도 굉장히 과감했어요. 경기 중 남자선수들과의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았어요. '남들 다하는데 내가 못하겠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고- 사실 저는 혈액형 특징과 공통점은 잘 모르겠어요. 혈액형은 O형인데, 무난한 스타일인것 같아요.


Q. 이화선씨는 경기 중에 큰 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트라우마 같은 것이 있나요?

이- 10년 동안 레이스를 하면서 2번의 전복사고가 있었어요. 처음 사고가 난 뒤에는 큰 부상은 없었지만 기록이 잘 나오지 않아서 1년간 쉬기도 했는데, 쉬면서도 꾸준히 레이스를 보러 경기장을 찾았죠. 그게 치료제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다시 경기를 뛰게 되었을 때는 사고가 나도 크게 다치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겼죠. 두 번째 사고 때는 침착하게 대응했던 것 같아요.

Q. 서킷을 벗어나서, 평소 운전을 할 때는 어떤 스타일인가요?

이- 일반도로에서 다른 차를 추월하지는 않지만, 저도 모르게 앞 차와 간격이 크면 일정 간격까지 쫓아가는 버릇이 있어요. 이 것도 일종의 직업병이겠죠? 하지만 옆에 누가 타고있으면 안정되게 운전하는 스타일이에요.

전- 용인에서 라이센스를 딸 때, 운전예절에 대한 마인드 교육을 받았어요. 드라이버기 때문에 평소에는 타인에게 모범이 되는 운전을 해야해요. 일반도로에서는 속도보다 연비 좋은 차를 더 선호해요.


박- 저는 일반 도로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제 스타일대로 운전해요.

고- 경기장에서는 사고가 나도 다친 적이 없어요. 안전장비가 잘 되어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예전에 크게 사고가 난 적이 있어요. 제 차가 신호를 받고 멈춰있는데, 어떤 차가 와서 옆을 들이받았어요. 거의 폐차 수준이 됐고 다치기도 많이 다쳤어요. 그 때 이후로, 서킷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마음 놓고 경기를 했던 것 같아요.

Q. 레이싱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들었던 얘기 중 가장 상처가 됐던 말이나 힘이 됐던 말이 뭔가요?

이- 같은 시기에 데뷔한 남자 선수가 있었어요. 그 선수가 사람들 앞에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화선이보다 랩타임 안나오면 망신이다. 무릎 꿇어야지."라며 제 자존심을 긁는 말을 하더라구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제 기록이 더 잘 나와서 뿌듯했죠. 그 뒤로 그 선수가 안보이더라구요.

전- 저희는 드라이버이기 이전에 여자거든요. 경기를 할 때는 성별에 관계없이 치열하게 하지만, 서킷을 벗어나서 사진 같은걸 찍을 때는 예쁘게 나오고 싶은게 당연하죠.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고 비꼬거나 안 좋게 얘기하는 분들이 있어요.


박- 레이싱을 시작하고 얼마 안됐을 때, 연습을 하려고 서킷에 갔어요. 그런데 서킷에 계시던 많은 남자분들이 여자가 왜 서킷에서 얼쩡대냐는 듯한 시선과 말들로 저를 무시했죠. 앞에선 내색하지 않지만 혼자서 몰래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요즘은 제가 레이싱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 쟨 여자가 아니야'라며 혀를 내두르세요. 이 말이 가장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고- 저는 남들의 말에 별로 상처받지 않아요. 오히려 오기가 생기는 스타일이랄까요. 듣고 바로 잊어버리거나 그 사람의 생각을 깨야겠다고 생각해요.


Q. 슈퍼레이스에 대해 한마디씩 해주시겠어요?

이- 국내에서 전 클래스가 프로경기로 구성된 대회는 슈퍼레이스 뿐이에요. 게다가 슈퍼레이스에는 저도 있구요.올해도 나이트 레이스와 해외에서의 경기로 재미난 요소가 많아요. 모터스포츠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대회죠.

전- 슈퍼레이스에는 미모의 레이서들도 많고,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답게 수준도 높고 매 경기가 재미있어요. 관심있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박- 지난 시즌, 나이트 레이스에서 저와 전난희 선수가 2,3위로 나란히 포디엄에 올랐었어요. 올해는 나이트 레이스가 2회로 늘어나 더 기대되네요.

고- 경기장을 한 번만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번만 와보시면 정말 재밌다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평소에는 연비, 안전운전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되는데, 마음의 여유를 갖고 스피드를 즐기러 오세요. 특히 나이트 레이스는 경기 자체도 재밌고 보이는 모습도 멋있어요.

/지피코리아 정은지 기자 eunji@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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