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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슬링의 희망 정지현(29·삼성생명)의 세번째 올림픽 도전이 끝났다.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채 조용히 퇴장했다. 정지현이 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에서 열린 그레코로만형 60㎏이하급 8강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하산 알리예프에 세트스코어 0대2로 패해 4강행이 좌절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32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당했던 레슬링. 런던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했지만 금메달 후보 정지현의 4강 진출 실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큰 충격에 빠진 이는 정지현이다. 끝내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8년간 절치부심하며 준비했던 올림픽 금메달의 꿈도 산산조각났다. 석연찮은 판정에 마음의 상처는 더 컸다.
억울한 판정이 정지현의 두 번째 금메달 도전을 가로막았다. 하산 알리에프(아제르바이잔)와 치른 8강전에서 정지현은 1세트에서 석연찮은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0-0으로 맞선 1세트 30초를 남기고 돌입한 파테르에서 23초를 버텼다. 7초만 더 버티면 1세트를 가져가 준결승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아제르바이잔 코치진은 정지현이 알리에프의 다리를 건드려 공격을 방해했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결과 이의를 받아들여 점수를 줬다. 반면 한국 코치진의 비디오 판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세트를 내준 정지현은 2세트까지 패하며 8강에서 세번째 올림픽 도전을 끝내야 했다. 한국대표팀은 명백한 편파 판정이라며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직후 공식적으로 이의 신청을 하려 했지만 이 역시 거부당했다.
레슬링대표팀 관계자는 "아제르바이잔의 석유 재벌이 국제레슬링연맹(FILA)에 연간 수백만 달러를 후원하는 최대 후원자이기 때문에 편파 판정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에 따르면 그레코로만형 55㎏급 준결승에서 최규진이 아제르바이잔 선수에게 내준 포인트도 심판회의에서 오심이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정지현은 억울했다. 패배를 인정할 수 없어 한동안 매트 위를 떠나지 못했다.
결국 8년 만에 금의환향을 꿈꿨던 정지현의 '골든 드림'은 안타까운 결말과 함께 막을 내리고 말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