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9만명의 그레나다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주인공은 만 19세 소년 키러니 제임스였다.
제임스는 7일(한국시각)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육상 남자 400m 결선에서 43초94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금메달을 따는 순간 그레나다는 환희도 가득찼다. 수도 세인트조지스의 거리에는 춤을 추거나 국기를 흔드는 시민들로 넘쳐났다. 세인트조지스 국립경기장과 제임스의 고향인 서부 해안 어촌마을 고우야베, 동부 해안의 그렌빌 등지에서는 주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본 뒤 서로 얼싸안고 감격을 나눴다.
틸먼 토머스 그레나다 총리는 제임스의 금메달이 조국에 영감을 불어 넣었다고 치하한 뒤 7일 오후를 임시 휴일로 선포했다.
제임스는 지난해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 400m에서 우승하며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예상됐다. 15살때부터 세계청소년선수권과 중남미 국가대항전 등을 제패한 제임스는 지난해 성인무대에 데뷔, 세계선수권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12차 대회를 우승했다.
이상적인 신체조건(1m93, 79kg)을 갖춘 그는 작년 세계선수권 우승 기록인 44초60을 약 1년 만에 0.66초 단축하며 주목을 받았다. 현재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 앨라배마대학을 다니고 있다.
제임스는 금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대단한 레이스였다. 첫 200m에 주력하려 했고, 그 페이스로 끝까지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