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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슈퍼히어로' 변신 박태환, 카메라 반응속도는?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08-10 10:32


'마린보이' 박태환이 9일 인천 을왕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의 CF촬영에서 다시 한번 명품 복근을 공개했다. 박태환이 밝은 표정으로 연기에 몰두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번엔 '슈퍼 히어로'다. 9일 밤 인천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 근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브랜드 휠라 F/W CF 촬영현장에서 박태환을 만났다.

상하이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들고 금의환향한 지 일주일여만이다. '지구 영웅'으로 변신한 박태환이 강렬한 '레이저빔' 눈빛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광고 컨셉트를 묻는 질문에 "슈퍼 히어로? 내 입으로 말하려니 민망하네"하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띄운다. 평범한 '보통사람'의 신체조건으로 파울 비더만, 마이클 펠프스, 쑨양 등 한눈에 위압적인 전세계 수영 영웅들을 잇달아 물리치는 박태환에겐 충분히 '슈퍼 히어로'의 자격이 있다. 동서고금의 영웅 신화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필요충분조건인 '시련'과 '극복'의 통과의례 역시 보란듯이 치러냈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9일 인천 을왕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의 CF촬영에서 다시 한번 명품 복근을 공개했다. 박태환이 밝은 표정으로 연기에 몰두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날 진행된 화보 및 CF 촬영은 아침 10시부터 새벽 2시 30분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다. 한여름에 두터운 니트 카디건을 걸치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촬영에 몰입했다. 니트 상의를 벗어던지며 지구를 구하러 출격하는 장면이 이날 촬영의 하이라이트. 혹독한 훈련으로 단련된 순도 200% 식스팩과 잔근육이 조명 아래 드러났다. 수영선수인지라 상반신 노출은 일상다반사일 텐데도, 촬영장에서의 상의 탈의신은 늘 부담스럽다. "꼭 벗어야 되나…" 혼잣말을 하더니 막상 카메라가 돌자 걱정이 무색할 만큼 완벽한 열연을 펼친다. 상의탈의신을 멋드러지게 소화한 후 씩 웃으며 한마디 던진다. "제가 옷을 안 벗어봐서 잘못해요. 죄송해요." 촬영장에 '푸핫' 웃음이 터진다.

겨울 패딩점퍼를 갈아입고 지퍼를 박력 있게 올리는 신에선 박태환 특유의 '용수철' 반응속도가 빛났다. 상하이에서도 0.63~0.67초의 세계 최강 스타트 반응속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액션!" 구호가 떨어지자마나 지퍼를 어찌나 빨리 올리는지 클로즈업을 잡는 이동카메라의 스피드가 박태환의 손놀림을 따라가지 못했다. "카메라! 더 빨리!"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새벽 1시가 넘어가면서 박태환이 하품을 꾹 참는다. 평소 8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박태환에게 새벽 2시 촬영은 낯설다. "이 시간이 되니까 정신이 없네요." 쏟아지는 인공눈 속에서 하품을 하고 눈을 비비면서도 '슈퍼 히어로'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감독의 디렉션을 빠르게 이해하고 표현해내는 능력이 전문 모델 못지않다. 스마트하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9일 인천 을왕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의 CF 촬영을 했다. '슈퍼히어로'로 변신한 박태환이 연기에 몰두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수영 영웅'은 요즘 눈코뜰새없이 바쁘다. 모처럼 한달간의 꿀맛 휴가를 얻었지만 밀린 촬영, 사인회, 각종 행사 러브콜 등 이 끊이지 않는다. 감사드릴 곳도 인사드릴 곳도 많다. 대한적십자사 아프리카 어린이돕기, 대구육상세계선수권 홍보대사 등 평소 하고 싶었던 '뜻깊은' 일엔 일부러 시간을 쪼갰다. '슈퍼 히어로'의 진짜 휴가는 20일 이후부터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휴양지로 훌쩍 떠날 단꿈을 꾸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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