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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독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 대축제 '스페셜올림픽'이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발달장애인 선수들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수영 박근효는 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서 실격한 아픔을 딛고 처음으로 출전한 스페셜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보체 서재경은 불의의 손가락 부상을 이겨내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통합축구는 예선에서 대패를 안긴 개최국 독일을 본선에서 꺾는 저력을 선보였다. 탁구 박채유는 심판이 상대팀이 얻어야 할 점수를 한국에 부여하자 직접 점수판을 뒤집었다. 육상 안정민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 주인공처럼 '즐기는 달리기'를 했다. 역도 강원호는 데드리프트 3차 시도에서 270kg를 들어올린 뒤, 기립박수를 보낸 관중을 향해 큰절을 했다. 기쁨의 눈물과 아쉬움의 눈물, 희열, 팬들의 가슴을 울린 스포츠맨십까지. 이것이 바로 '스페셜올림픽의 정신'이 아닐까.
베를린의 스포츠 인프라는 부러울 정도로 완벽에 가까웠다. 과거 엑스포를 열었던 메세 베를린의 26개 홀에서 주요 경기가 열렸다. 올림픽 스타디움에선 육상, 축구, 롤러스케이트 등이 개최됐다. 몸이 불편한 발달장애인 선수들을 위해 경기장과 숙소를 오가는 셔틀 버스를 상시 운영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고, 대회 기간 중 AD를 소지한 관계자들은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언제나 발룬티어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선수들을 위한 휴게실에선 간식을 먹고,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독일 수도인 베를린은 33만명(추산)의 관중을 수용할 정도의 포용력을 자랑했다. 지역 아마추어 심판을 고용해 판정이 들쑥날쑥한 점 정도가 옥의 티.
이용훈 회장은 "우리 선수들이 참 훌륭했다. 자랑스럽다. 선수뿐 아니라 지도자 분들과 우리 SOK 직원분들에게도 감사하단 말을 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론 베를린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골고루 잘 갖춰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총평했다. 스페셜올림픽은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대회다.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사람들을 통합한다. 이 회장은 "스포츠를 통해 배우고 익힌 도전 정신과 자신감이 사회로의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스페셜올림픽은 선수들의 사회 적응력을 키워주는 대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수학교 다니엘학교 교사인 김민중(파트너)은 "독일의 놀라운 스포츠 인프라와 관중들이 보내준 응원, 선수들의 투지를 보면서 나 역시 지도자로 한뼘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이도 있으니 다음 대회(2027년 퍼스) 때에는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를린(독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