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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독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민국 스페셜올림픽 탁구 대표 박채유(24)는 경기 도중 갑자기 점수판으로 다가가 직접 한국의 점수를 내리고, 상대팀 인도의 점수를 올렸다. 이 장면을 본 관계자들, 심판, 상대팀 선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무얼 한걸까.
박채유는 심판의 판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분명 내가 친 공이 아웃이 됐는데, 우리쪽 점수를 줬다고 생각했다. 비록 2세트 초반 밀리고 있었지만, 점수를 직접 정정하는게 옳다고 생각해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 본인도 이런 일은 처음이다. 하지만 마음보단 몸이 먼저 반응했다.
심판들은 그런 박채유를 향해 '최고'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선보인 박채유와 한국 팀은 결국 역전에 성공해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승리했다. 매너, 결과를 모두 챙겼다.
박채유가 탁구를 접한 건 중학교 때다. 그때부터 탁구에 재미가 들러 십년 가까이 탁구채를 쥐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 스페셜올림픽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왕 출전했으니, 금메달을 따면 좋을 것 같다고, 그래서 메달을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박채유는 말했다.
박채유와 함께 복식에 나선 고필재는 서브로 점수를 딸 때가 가장 짜릿하다고 했다. 관중이 많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정말 좋겠단다.
1999년 대회 때부터 감독으로 참여한 박 감독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한뼘 성장해 사회 구성원으로 발돋움 할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박채유처럼 정직한 선수, 정직한 사회 구성원이 되기를 바랐다.
베를린(독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