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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계사' 아모-다드지, 남자 100m 9초93

기사입력 2023-06-21 13:47

[세계육상연맹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20대 중반에 육상 입문한 '풀타임 회계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본업은 회계사이고 부업으로 육상 경기에 출전하는 유진 아모-다드지(30·영국)가 남자 100m에서 9초대에 진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BBC와 로이터 통신은 21일(한국시간) 아모-다드지를 '전업 회계사이자 파트 타임 스프린터'라고 소개하며 "올 시즌 유럽에서 가장 빠른 선수도 아모-다드지"라고 보도했다.

아모-다드지는 지난 17일 오스트리아 그리츠에서 열린 호르스트 만들 메모리얼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93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종전 개인 최고 10초05를 0.12초나 앞당긴 놀라운 기록이다.

아모-다르지는 9초99의 리스 프레스코드(영국)를 제치고, 2023년 남자 100m 유럽 1위에 올랐다.

또한, 린퍼드 크리스티(9초87), 제임스 다사오루, 자넬 휴스(이상 9초91)에 이은 영국 역대 남자 100m 공동 4위 기록도 작성했다.



놀랍게도 아모-다드지는 이미 20대 중반에 접어든 2019년부터 '전문 육상 교육'을 받았다.

그는 BBC와 인터뷰에서 "고교 때는 엘리트 육상을 하지 않았다. 고교 시절 최고 기록은 11초3이었다"고 말했다.

아모-다드지가 학창 시절 흥미를 느낀 건 육상이 아닌 수학이었다.

지금도 아모-다드지는 '전문 회계사'로 일한다.

아마추어팀에서 취미로 축구를 즐기던 그는 동료들의 추천으로 2019년 우드퍼드 그린 육상 클럽에서 전문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아모-다드지의 100m 기록은 2019년 10초55, 2021년 10초20, 2022년 10초05로 오르더니, 올해에는 9초93으로 단축했다.

그는 "그라츠 대회에서 평소보다 빠르게 스타트했고, 더 속력을 높였다. 날아가는 기분이었다"며 "결승선을 통과한 뒤 내 이름 옆에 '9'가 새겨진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을 선물 받았다"고 밝혔다.

뛰는 즐거움을 알았지만, '늦은 시작'을 아쉬워하지는 않는다.

아모-다드지는 "적절한 시기에 육상에 입문했다고 생각한다"며 "일반적인 육상 선수와 다른 스토리를 지녔다는 건 매력적이지 않은가. 다른 사람은 나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회계사'라고 부를지 몰라도, 나는 나를 '우연히 육상에 입문한 회계사'라고 소개한다"고 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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