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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를 향한 두 번째 정조준' 2023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현장리포트, '변수를 딛고 완벽을 향해 나아간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3-05-29 16:49 | 최종수정 2023-05-30 08:00


'세계최고를 향한 두 번째 정조준' 2023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현장리포트…
22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경기장면. 창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wman@sportschosun.com

'세계최고를 향한 두 번째 정조준' 2023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현장리포트…
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경기장에 마련된 선수 휴게실. 부실해보이지만, 역대 최초로 장애인사격월드컵에 마련된 별도의 선수 휴게실이다. 창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wman@sportschosun.com

'세계최고를 향한 두 번째 정조준' 2023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현장리포트…
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에 참가한 브라질 선수들이 대회장 한켠에서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창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wman@sportschosun.com

'세계최고를 향한 두 번째 정조준' 2023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현장리포트…
대한장애인사격연맹 제공

'세계최고를 향한 두 번째 정조준' 2023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현장리포트…
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경기장 전경. 대한장애인사격연맹 제공

'세계최고를 향한 두 번째 정조준' 2023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현장리포트…
28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10m 공기권총 혼성개인전에서 박세균(왼쪽 두 번째)과 박 철(맨 오른쪽)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걸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사격연맹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몇 가지 불편함도 있지만, 대회 자체는 퍼펙트(perfect)!"

지난 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열리는 '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대회가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지난 22일 각국 선수단의 입국으로 막을 연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은 23, 24일 장비검사와 공식 훈련 등을 거쳐 25일부터 경기의 막을 열었다. 30일 최종 일정이 마무리되면 대회가 끝난다.

이번 대회는 대한장애인사격연맹이 지난해 세계장애인사격연맹(WSPS)과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유치한 총 4회의 월드컵 시리즈 중 두 번째 대회다. 지난해에는 19개국에서 236명의 선수들이 참가했지만, 올해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등 장애인 사격 강국들이 대거 참가해 총 41개국에서 394명의 선수단이 방한했다.

한국 장애인사격 선수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해 2년 연속 종합 1위가 유력하다. 지난 25일 시작된 본선 1일차부터 금메달이 쏟아져 나오며 본경기 일정이 하루 남은 현재 금 10, 은 6, 동 3으로 2위 중국(금 6, 은 7, 동 4)을 제치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여전히 보완하고 개선할 점도 남아있다. '패럴림픽, 세계선수권에 이은 제3의 국제대회'의 위상에 부합하기 위해 대한장애인사격연맹 관계자들이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대회 현장에서는 아쉬운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세계최고를 향한 두 번째 정조준' 2023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현장리포트…
남자 공기권총 10m 혼성에 출전한 김정남이 신중하게 격발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사격연맹.
완벽한 경기장 시설, 깔끔한 대회 운영, 그러나 아쉬웠던 이동 환경

본선 첫 째날인 25일. 아침 일찍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창원중앙역에 내렸다. KTX 이동시간은 3시간이 약간 안된다. KTX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비장애인에게는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닐 수 있다. 더구나 경기가 열리는 창원국제사격장은 창원중앙역에서 택시로 10분 남짓 거리다. 그래서 처음 대회 설명을 들을 때는 이동 환경이 매우 좋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내린 판단이다. 실제로 장애인 선수들에게 창원은 접근 편의성이 떨어지는 도시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다른 나라 선수는 특수 차량을 이용해 창원으로 이동하거나 김포 또는 김해공항으로 환승해 다시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세계최고를 향한 두 번째 정조준' 2023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현장리포트…
문상필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맨 뒤)이 25일 창원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남자 10m 공기소총 결승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박진호(가운데 아래)와 이장호(맨 왼쪽)에게 메달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wman@sportschosun.com

물론, 대한장애인사격연맹은 이런 모든 경우에 대비해 특수 차량 등 이동 수단을 제공했다. 그러나 아무리 이동 수단이 잘 갖춰져 있더라도 서울에서 창원까지 오려면 4~5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장시간 비행을 마치고 온 일부 해외 선수들은 대회 초반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대회 장소가 창원인 이상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해외 선수들도 이런 면에 대해서는 불평하지 않았다. 그들도 대회 본부가 이동 편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먼 이동거리'라는 점을 제외하면 이번 대회는 그다지 흠잡을 곳이 없었다. 지난해의 경험을 통해 대한장애인사격연맹은 대회 운영이나 경기 진행 면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덕분에 본선 첫 날부터 세계 기록이 나오는 등 선수들의 경기력은 제대로 발휘됐다. 한국 장애인사격의 간판선수인 박진호(46·청주시청)는 25일 열린 10m 공기소총 결승에서 250.5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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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경기장에 마련된 할랄푸드 코너. 창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wman@sportschosun.com
'완벽한 국제대회'를 위해 짚고가야 할 변수들, 숙소와 먹을거리

이번 대회는 역대 장애인사격 월드컵 중 가장 큰 규모다.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게임과 2023 리마 세계장애인사격선수권대회 그리고 2024 파리패럴림픽 출전을 위한 최소자격점수(MQS)와 국가별 쿼터가 걸려 있기 때문에 각국은 최정예 선수들을 내보냈다.

대한장애인사격연맹은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커진 대회를 잘 치르고 있었다. 경기 스케줄 안내, 선수단 이동 및 경기 운영, 시상 등 큰 틀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세계장애인사격연맹(WSPS) 기술대표로 온 기슬레인 브리에즈(72)은 "많은 국제대회 경험에 비춰볼 때 창원월드컵은 매우 잘 치러지고 있다. 경기 운영면이나 대회 시설 자체는 완벽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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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에 방한한 기슬레인 브리에즈 세계장애인사격연맹 기술대표. 창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wman@sportschosun.com
하지만 갑자기 대회 규모가 늘어나다보니 예상치 못한 변수들도 발생했다. 대회 초반 가장 기본적인 숙소와 먹을거리 부분에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우선은 대회 현장에서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점심 식사가 다소 원활하게 준비되지 않았다. 이를테면, 이슬람 국가에서 온 선수들에게 필수적으로 제공해야할 '할랄 푸드'의 종류와 양이 부족하다거나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장애인선수들의 배식을 돕는 자원봉사자가 제대로 배치되지 않거나 한 점 등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숙소 관련 문제였다. 당초 대한장애인사격연맹은 창원시내에 2개의 호텔을 각국 선수단의 숙소로 제공하려 했다. 그러나 이중 한 곳이 예약 취소를 통보했다. 대회 기간이 지역 문화 행사 등과 겹친다는 이유였다. 부랴부랴 대회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새 숙소는 경기장에서 약 40㎞ 정도 떨어진 서부산의 호텔이었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곳이 인근에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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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창원장애인사격월드컵 경기장 내 선수단 식당. 천정의 걸개로 인해 내부가 어둡게 보인다. 창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wman@sportschosun.com
하지만 이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이동시간은 교통 체증이 겹칠 경우 1시간30분이나 소요됐다. 때문에 이 숙소에 묶게 된 해외 선수들은 오전 9시 장비검사와 경기를 치르려면 오전 6시에 출발해야 했다. 브리에즈 기술대표는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이동시간이나 새벽 출발 문제는 선수들에게는 민감한 부분일 수 있다. 내년에는 분명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상필 회장도 이 문제에 대해 "미리 예약을 잡아놓았지만, 대회 개막을 며칠 앞두고 갑작스러운 변경통보를 받아 어쩔 수 없이 일부 국가 선수들을 먼 숙소에 배정해야 했다. 대회 개막 때 일일히 찾아가 숙소 변경 사실을 알리며 미안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다음 대회부터는 이런 변수마저도 미리 고려하고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한국 장애인사격의 위상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려면 경기력 뿐만 아니라 국제대회를 잘 치르는 역량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회를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을 자양분 삼아 내년에는 더 훌륭한 국제대회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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