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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이제 일본은 경쟁이 안돼!'
이번 대회 D조에 속한 한국은 프랑스, 영국과의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뒤 17일 '숙적' 일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매치스코어 5대0 완승을 거뒀다. 이 대회는 혼합복식, 남자단식, 여자단식, 남자복식, 여자복식 순으로 5전3선승제를 적용하는데, 3선승이 결정되더라도 나머지 출전 선수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5경기까지 모두 치른다.
일본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최초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한국을 넘어 세계 최강 중국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황금세대가 물러나면서 위력을 잃기 시작했고,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이 '한-일전'에서 강했던 옛 면모를 회복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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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이번 한-일전을 통해 일본은 이제 한국에 무서운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그럴 것이 한국은 상대 일본 선수에 비해 세계랭킹 하위이거나 상대전적 열세였는데도 모두 반란의 승리를 거뒀다. 특히 한국의 최고 에이스로 성장한 안세영은 세계 1위 야마구치 아카네와의 맞대결 전적에서 6승12패로 열세였지만 이번에 완승을 거두면서 야마구치 공포증을 떨쳐냈다는 평가다.
한-일전 쾌승은 김학균 감독의 '오더(경기 시작 전 엔트리 제출) 전술'이 제대로 먹혀 들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랭킹, 상대전적 열세는 '지나간 과거'라 여기고 '지금 이 순간' 경쟁력 좋은 선수를 선택했다. 서승재-채유정(혼복 세계 5위), 김소영-공희용(여복 세계 8위), 최솔규-김원호(남복 세계 9위) 등 그동안 성과-랭킹에서 더 나은 선수들 대신 김원호-정나은, 이소희-백하나, 강민혁-서승재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김 감독은 "이 대회는 단체전이다. 이기든 지든 분위기가 살아야 한다. 단합력을 위해 지더라도 팀 분위기를 살려 져야 한다"고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고 한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덕에 한국은 결승까지 향하는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8강 대진 추첨을 통해 한국은 다른 조 2위인 인도네시아, 대만, 덴마크 중 한 팀과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중국이 여전히 결승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국은 2017년 중국을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추억에 도전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