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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정성이 돈을 이겼다.'
반면 경쟁자인 알리 자버 알마리 연맹 부회장(쿠웨이트)은 쿠웨이트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오일머니'를 앞세우고 있었다. 게다가 알마리 부회장은 쿠웨이트에 본부를 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중동·아랍권 국가의 든든한 배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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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면 감천'이었을까. 막상 개표를 하니 총회장이 술렁거렸다. 총 43개 회원국 중 40개국이 투표에 참가했는데 김 회장은 29표, 알마리 부회장은 11표를 받았다. 연맹 회원국 중 중동·아랍권이 20여개국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측에서 '이탈표'가 대거 나온 것이다. 알마리 부회장은 총회 개막을 몇 시간 앞두고 김 회장을 직접 찾아와 '회장 출마 포기'를 종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성한국 전 감독은 "상대 후보가 자신만만하게 사퇴를 권하길래 '모종의 작업으로 판은 이미 넘어간 것일까'하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그동안 쏟은 정성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처럼 아시아연맹 수장 탄생은 한국 배드민턴으로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쾌거'였다. 특히 김 회장은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부회장을 맡다가 아시아연맹 회장으로 '급상승'했다. 과거 회장들이 자국 협회 회장을 발판으로 당선된 점을 보면 극히 이례적이다. 앞으로 4년간 아시아연맹을 이끌게 된 김 회장은 "박치기를 너무 했더니 머리가 얼얼하다"면서 "우리를 지지하든 상대 후보를 지지하든, 모두가 하나 되는 아시아배드민턴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