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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딸 아닌 테니스 선수 이재아 "아빠 기대치가 너무 높아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11-09 15:00


사진제공=대한테니스협회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기대치가 높으신 것 같아요."

역시 피는 못 속이나 보다. 아빠가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운동 선수로서 작별을 고한 날, 13세의 딸이 성인 무대 본선에 진출하는 조용한 반란을 일으켰다.

주인공은 전북 현대 이동국과 그의 딸 이재아다. 이미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아빠와 함께 출연해 이름을 알렸던 이동국의 둘째 딸 이재아는 아빠의 피를 이어 운동 선수로의 진로를 선택했다. 종목을 테니스.

이재아는 한국 테니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75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식은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이서연과 짝을 이뤄 출전한 복식에서 사고를 쳤다. 8일 천안종합운동장 테니스장에서 열린 예선 결승에서 송수연-이유빈(인천대)조를 세트 스코어 2대1로 꺾으며 본선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자신보다 경험 많은 대학생 언니들을 상대로, 처음 출전한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같은날 아빠의 팀 전북은 울산 현대와의 FA컵 결승 2차전에서 승리하며 K리그 우승에 이어 '더블'을 달성했다. 이동국 집안에 경사인 날이었다.

이재아는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복식 본선에 갈 수 있다는 게 아직 믿겨지지 않는다. 본선에서 더 많이 배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 같은 나이대에서는 이미 최고 랭킹을 기록하고 있는 이재아는 여러 국제 대회에 출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지난달 열린 안동오픈 테니스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성인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해외 대회 참가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국내 대회 출전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의지였다.

이재아는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언니들과 경기를 하며 많이 배우고 싶고, 경험을 쌓고 싶었다. 잘치는 언니들과 경기하는 것도, 대학생 언니들과 복식 경기를 하는 것만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승리까지 해 매우 기쁘다. 이길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단식 패배에 대해서는 "승패보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나오고 싶었다. 1세트에는 긴장했지만, 2세트에는 원하는대로 해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시합에 안나간지 1년 가까이 돼 감을 많이 잃었었다. 서서히 감을 찾고 있고, 시합도 계속 있으나 차근차근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재아는 자신의 강점, 그리고 보완점으로 "서브는 파워가 있다. 하지만 확률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내 보완점은 시합에서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라고 하며 "다음 대회로 배준영배에 참가 신청을 했다. 국내 대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ITF(국제테니스연맹) 랭킹 포인트도 따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아빠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었다. 이재아는 화제가 된 아빠의 은퇴에 대해 "K리그, FA컵을 다 우승해 뿌듯하셨을 듯 하다. 아빠는 운동선수로 대선배다. 그래서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영원한 롤모델"이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이어 "아빠처럼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쉬는 날에도 무조건 운동을 하셨다. 식단 관리도 철저하게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재아는 아빠가 운동 선수라 좋은 점과 힘든 점을 얘기해달라고 하자 "좋은 점은 선수끼리 통하는 게 있다는 것이다. 배울 점도 많다. 안좋은 점은 눈높이의 차이다. 아빠는 프로 선수고, 나는 아직 주니어인데 프로 수준에서 나에게 바라시는 게 있어 어려운 점이 생긴다. 기대치가 높으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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