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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을 향해 피땀 흘려온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입국 제한 조치의 직격탄을 맞았다.
카타르 정부는 지난달 25일 '한국, 중국, 이란을 방문하여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14일간 일괄적으로 격리시설로 이송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23일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시킨 지 이틀만이다. 확진자가 1128명, 사망자가 29명에 달하는 이탈리아와, 역시 코로나19가 확산중인 일본은 '입국 제한'에서 제외됐다. 2월 초부터 카타르에서 훈련을 이어온 세계 최강 중국 대표팀도 아무 문제가 없다. 중국대표팀은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유럽을 거쳐 2월 초 카타르에 입성했다. 독일오픈(1월28일~2월2일) 후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카타르에서 해외 전지훈련을 이어왔다. ITTF와 카타르탁구협회의 후원으로 카타르국가대표선수촌에 훈련캠프를 차렸다. 일본도 헝가리오픈(2월18~23일)을 거쳐 카타르에 입성했다. 한·중(아시아대륙 1위)·일(개최국) 중 유일하게 올림픽 단체전 예선전을 치른 한국은 2월 내내 카타르오픈 훈련에 몰입해왔다. '코로나19 확산국'인 중국, 일본은 카타르 도하에 안착한 가운데 아시아 탁구강국 중 한국만 유일하게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선수단으로서는 야속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올림픽 시드 경쟁이 불붙은 상황에서 카타르오픈 출전 불발은 탁구대표팀에 큰 손실이다.
플래티넘급 월드투어 대회로 높은 랭킹포인트가 주어지는 카타르 오픈은 도쿄올림픽을 앞둔 각국 대표팀에게 매우 중요한 대회다. 특히 이 대회 혼합복식 우승, 준우승조에는 올림픽 자동 진출권이 주어진다. 김 감독은 "카타르오픈 출전이 불발될 경우 4월까지 국제경기도 없어 경기감각도 떨어진다. 아시아 대륙 티켓이 걸린 4월 태국 아시아선수권도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이어 "중국, 일본, 독일 등 경쟁국들이 모두 나가 포인트를 따는데 우리만 못따게 되면 당장 4번 시드도 위태롭다. 랭킹포인트가 부족해 5위 밖으로 떨어질 경우 8강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조기에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대한탁구협회는 마지막까지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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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3일간 저희가 가동할 수 있는 채널을 전부 가동했으나 결국 선수단을 파견하지 못했습니다. 공항까지 가서 대기하며 배수의 진을 칠 예정이었으나 선수단의 안전과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포기를 결정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탁구협회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숙제를 풀어내지 못해 선수단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고개 숙였다.
유 회장은 다음 스텝에 돌입했다. 국제 스포츠계와의 소통을 통해 한국 선수단이 받을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국제연맹, 선수위원회 등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카타르오픈 불참으로 인해 받을 수 있는 랭킹포인트 등 모든 불이익이 없도록 요청했고,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라면서 "이번 사태에 가장 실망했을 우리 선수단에게 응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 참가를 위해 끝까지 노력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저를 비롯한 탁구협회는 우리 대표선수들이 꿈을 위해 정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대한탁구협회는 향후 슬로베니아오픈, 크로아티아오픈 등 챌린지급 대회 출전을 검토중이다. '한국발 입국자 2주 격리'에 해당되지 않도록 대회 14일 이전 해외 장기 훈련 및 장기 체류를 계획중이다.
한편 1일 오전 9시 기준 한국 외교부가 밝힌 코로나 관련 입국 금지 및 제한, 격리 국가는 무려 79개국에 달한다. 터키, 베트남, 홍콩, 일본, 싱가포르, 레바논 등 36개국이 한국(대구, 청도)을 방문하거나 경유한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중국, 영국, 멕시코 등 43개국이 한국발 여행객의 검역, 격리 등으로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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