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돌아온 승부사'박태환"일반부가 고등부에 밀려선 안되니까"[체전현장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10-07 18:19



[김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내가 박태환이어서가 아니라, 남자 일반부가 고등부에 밀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온 마린보이' 박태환(30·인천광역시체육회)이 1년만의 전국체전 무대에서 당당히 2관왕에 올랐다. 여전히 적수가 없었다. 박태환은 7일 오후 김천실내수영장에서 펼쳐진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자유형 일반부 200m 결승에서 1분46초90의 압도적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직전 남자 고등부 자유형 200m 경기에서 47초대 기록이 나왔다. 유망주 이호준(영훈고3)이 1분47초54, 대회 고등부 최고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1위에 올랐다. 황선우(서울체고1)가 막판 박빙의 레이스 끝에 1분47초69로 2위를 기록했다. 박태환은 "몸을 풀면서 고등부 기록을 봤다. 사실 훈련량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나도 47초대 정도 기록을 예상했었다"고 털어놨다.

후배들의 기록을 확인한 박태환은 마음을 다 잡았다. "내가 박태환이라서가 아니라, 원래 일반부 기록이 가장 빨라야 하는데, 고등부에 밀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박태환은 이날 또 한번 괴력의 레이스를 선보였다. 4레인에서 초반부터 힘찬 스트로크로 물살을 갈랐다. 첫 50m 구간을 25초35에 주파했다. 100m를 52초29로 찍은 후 150m 1분19초88로 턴했다. 마지막 50m 구간 폭풍 스퍼트를 선보이며 1분46초90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단 한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체전(1분48초71)보다 2초 빠른 기록, 후배들보다 1초 가까이 빠른 기록으로 박태환의 클래스를 입증해보였다. 후배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아끼지 않았다. "이호준, 황선우 등 후배들이 더 열심히 해서 앞으로 한국 자유형 종목에서 좀더 나은 기록으로 발전하는 선수들이 됐으면 좋겠다. 축하한다는 말을 다시 한번 해주고 싶다."

박태환의 지난 1년은 험난했다. 1년 이상 충분한 훈련 로드맵을 갖고 전담팀과 함께 매년 해외 전훈을 이어온 박태환은 올시즌 훈련 시작부터 늦었다. 광주세계선수권에 나서지 못했다. 100회 체전을 목표로 서울체고, 한체대를 오가며 나홀로 외로운 훈련을 이어왔다. "한국 체육에 큰 의미가 있는 100회 체전에 꼭 출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훈련량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대회 일주일전부터 담이 들고, 온몸이 아팠다.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고 했다. 등과 목은 온통 멍투성이었다. 치료의 흔적이 역력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박태환은 3~4년전 전성기 때의 체전 기록 46초대를 찍었다.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박태환은 예의 환한 미소로 답했다. "훈련도 중요하지만 정신력이 강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세계를 제패했던 독한 정신력,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 박태환이 돌아왔다.

지난 2년간 전국체전 5관왕에 올랐고 5번의 역대 최다 MVP를 수상한 박태환은 전날 남자 800m 계영 금메달에 이어 대회 2관왕, 개인통산 37번째 메달을 획득했다.

박태환은 "남은 종목에서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내년 계획을 묻자 "아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약속했다. 박태환은 8일 주종목 자유형 400m. 계영 400m, 10일 혼계영 400m에 잇달아 나서 3년 연속 5관왕에 도전한다.
김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