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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역사 새로 쓴 김수지 "저로 인해 다이빙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 좋겠어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07-13 18:18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따내고 환하게 웃는 김수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광주=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여성 최초이기도 하니까 더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요."

여자 다이빙 간판선수 김수지(21·울산광역시청)가 한국 수영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찍었다. '마린보이' 박태환(30)에 이어 역대 한국 수영 선수로서는 두 번째, 여자 수영선수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13일 광주시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 '기적'이라고 부를 만한 역사가 나온 현장이었다. 현장을 찾아 열정적인 응원을 보낸 광주 시민과 수영 팬들이 바로 '역사의 증인'이었다.


김수지 '집중, 집중, 집중'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수지는 이날 열린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한층 안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앞세워 5라운드 합산 257.20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1위는 중국의 첸이웬(285.45점)이 가져갔고, 미국의 사라 베이컨이 262.00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이컨은 4라운드까지는 김수지에게 밀려 3위권이었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메달 색깔을 바꿨다.

하지만 동메달이어도 충분히 의미가 큰 결과다. 그간 한국 여자 수영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김수지는 수영 종목 중에서도 특히나 비주류, 비인기 종목인 다이빙에서 메달을 따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대단히 값진 성과다. 특히나 1m 스프링보드는 김수지의 주종목도 아니었다. 김수지의 주종목은 올림픽 종목이기도 한 3m 스프링보드다.


입장하는 김수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때문에 김수지 본인도 이날 메달 획득에 대해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수지는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게 돼 정말 기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계속 메달을 따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이빙이 비인기 종목이라 그간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또 여자 수영선수 중에 최초의 메달이라고 하니 국민들이 더 관심을 갖게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수지의 선전을 이끈 것은 역시 한국 팬들의 큰 응원 덕분이었다. 김수지의 결승전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남부대 수영장에는 많은 관중들이 몰렸다. 김수지는 "한국에서 치러진 덕분에 많은 응원을 받은 게 큰 힘이 됐다. 또 부모님과 코치님들, 친구들도 많이 격려해주셔서 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다이빙에 첫 세계선수권 메달 안긴 김수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수지는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때 14세의 나이로 참가했다. 한국대표팀 최연소 선수로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관심을 잃어갔다. 김수지는 이 기억을 아프게 갖고 있는 듯 했다. 그는 "런던 올림픽 때는 어린 나이로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메달을 따서 이름을 알리게 돼 영광이다. 은퇴하기 전까지 계속 '선수 김수지'의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제 김수지의 목표는 14일에 열리는 주종목 3m 스프링보드다. 김수지는 "3m는 1m와 차원이 다른 종목이라 쉽지 않다. 지금은 결선에 오르는 게 목표"라면서도 "하지만 확실히 1m에서 메달을 딴 덕분에 힘도 나고 동기부여도 될 것 같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자신감이 가득 담긴 밝은 미소였다.


멋진 연기 펼치는 김수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엄밀히 따지면 이번 대회 3m는 '정착역'일 뿐이다. 김수지가 정말 가고자 하는 종착역은 바로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다. 이번 대회 3m 스프링보드에서 메달을 따면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김수지는 "처음에는 (올림픽 출전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조금씩 눈앞에 다가오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 최종 목표인 도쿄 올림픽을 향해 계속 열심히 하겠다. 비록 이번에 출전권을 못 따더라도 월드컵 대회도 있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 3m에서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다시 한번 활짝 웃었다. '역사적인 미소'였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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