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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시상하러 3번이나 나가는 꿈을 꿨어. 오늘은 해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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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관중석 맨앞 중앙에 앉아 응원전을 진두지휘했다. 가장 큰 목소리로 "전희숙 화이팅!" "대한민국 화이팅!"을 외쳤다. 목캔디까지 챙겨 나눠주는 '응원단장' 회장님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두 번의 애국가가 울려퍼진 뒤 만난 회장님의 목은 잔뜩 쉬어 있었다. 입술을 까맣게 부르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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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6강, 전희숙과 한솥밥 맞대결에서 패하며 아쉽게 메달을 놓친 '백전노장' 남현희가 지나가자 최 회장은 그녀를 불러세웠다. "남현희, 절대 기죽지 마. 잘하고 있어"라는 귓속말과 함께 어깨를 두드렸다. 전날 금메달을 놓친 선수들을 격려하던 모습과 같았다. 최 회장은 "당연히 그래야지, 그건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야. 그래야 다함께 살아. 잘한 사람도 못한 사람도…, 사실 실력의 차이는 별 거 아니잖아. 조금만 더 노력하면 우리 모두, 다 잘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불어 함께 사는 인생의 지혜를 아는 '펜싱코리아' 수장의 음성은 따뜻했다. "펜싱은 결국 마음이야. 단결된 마음이야. 알았지? 우리 선수들 많이 도와주세요." 이 한마디를 남기고 총총 자리를 떴다.
지난 3월 최신원 회장의 취임 이후 선수들의 얼굴이 더욱 밝아졌다. 최 회장은 태국아시아선수권, 중국우시 세계선수권에서도 현장을 직접 찾아 진심을 다해 선수들을 응원했고, 선수들은 역대 최고 성적으로 보답했다. 최 회장이 주최하는 인천 SK네트웍스 워커힐호텔 명월관 회식은 펜싱 국가대표팀이 가장 기다리는 자리다. 남현희는 "기존 메뉴 외에 회장님만의 특별 레시피가 있다. 직접 된장에 밥을 쓱쓱 비벼 선수들에게 떠먹여 주시기도 한다. 정말 소탈하고 따뜻한 분이다. 회장님이 오신 후로 선수들이 더욱 힘을 내 운동에 전념하게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잘 나가는 펜싱코리아, 잘되는 집안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최 회장의 펜싱 사랑, 선수 사랑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2003년부터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아온 SK는 매년 20억~22억원을 지원해왔다. 각종목 8명의 대표 선수들의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 대회 출전을 지원해 국제 경기 경험을 통해 랭킹을 올리고 실력을 쌓아 세계 정상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에 500만원, 단체전 금메달에 1000만원 등 포상금도 꾸준히 지급해 왔다. 최 회장은 자카르타아시안게임 직전 진천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사기진작을 위한 금일봉과 함께, '두 배'의 메달 포상금을 약속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높였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