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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일문일답]'부상투혼' 이기정 "팔 망가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2-09 15:24


9일 오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이기정, 장혜지의 경기가 열렸다. 컬링 대표팀은 노르웨이와 예선 3차전 경기를 펼쳤다. 신중하게 경기를 펼치고 있는 이기정, 장혜지 조.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09

9일 오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이기정, 장혜지의 경기가 열렸다. 컬링 대표팀은 노르웨이와 예선 3차전 경기를 펼쳤다. 경기 도중 넘어진 이기정이 아쉬운 눈빛을 보이고 있다.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09

9일 오전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이기정, 장혜지의 경기가 열렸다. 컬링 대표팀은 노르웨이와 예선 3차전 경기를 펼쳤다. 신중하게 경기를 펼치고 있는 이기정, 장혜지 조.
강릉=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2.09

"팔이 망가지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

컬링 믹스더블의 이기정(23·경북체육회)의 굳은 각오였다.

장혜지-이기정조는 9일 오후 강릉컬링센터에서 벌어진 평창올림픽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예선 4차전에서 미국(베카 해밀턴-맷 해밀턴)에 9대1로 승리했다. 미국은 6엔드를 마치고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했다.

한국은 이날 오전 노르웨이(스카슬린-네드레고텐)와의 3차전에선 3대8로 완패했다. 예선 둘째날 1승1패를 추가하며 예선 4경기서 2승2패가 됐다. 미국은 1승3패.

이날 이기정은 오전 노르웨이와의 예선 3차전에서 뜻밖의 부상을 했다. 8엔드에 돌입하기 전 아이스 옆 통로 쪽으로 넘어졌다. 스톤을 정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뒤쪽에서 오던 스톤을 보지 못하고 넘어졌다. 잠시 오른손목을 잡고 고통을 호소하던 이기정은 곧바로 일어나 8엔드를 시작했지만 점수차가 벌어진 탓에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오른팔목에 붕대를 감고 나타났던 이기정은 "손목은 원래 안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친 손목 때문에 영향을 받을 것 같진 않다. 정신력을 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2시간 뒤 다시 경기장에 나타났다. 부상투혼이었다. 이기정은 응급처치만 받아야 했다. 그는 "도핑테스트 때문에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부상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응급처치만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기정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기정은 "다른 선수들도 아프다. 이 정도로 아프다고 포기하지 않는다. 이번 올림픽에서 팔이 망가지더라도 끝까지 해보겠다"고 전했다.

장혜지(21·경북체육회)는 "오전 경기가 굉장히 좋지 않은 경기였다. 이번 경기를 통해 치고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휴식시간 어떻게 쉬었나.

도핑테스트 때문에 아예 쉬지 못했다. 체력이 많이 딸렸었는데 도핑테스트 때문에 물을 5통 마셨다. 그것 때문에 약간 체력이 보충된 것 같다.(웃음) 이전 2경기를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 정말 중요한 숙제를 얻었다. 어떤 문제점을 파악했고 그 문제점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숙제를 풀어서 좋은 경기를 했다.

-오전과 오후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오전에는 승부에 집착하다 보니 점수차가 큰 경기를 원했다. 조급했다. 많은 실수를 만들었다. 이날 경기는 시간을 다 써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경기내용을 좋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샷 집중력이 좋았는데.

그 동안 초반 엔드에 큰 점수차가 나면 쫓아가지 못하는 경기를 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1점이라도 따고 타이트하게 승부를 유지한 뒤 후반에 승부수를 던지는 경기를 하려고 했다.

-남은 3경기에 대한 전망은.

즐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 관중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노르웨이전처럼 허무한 경기보다는 컬링이라는 스포츠가 재미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있다.

-팔 상태는.

다른 선수들도 아픈 부위는 다 똑같다. 이 정도 가지고 포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팔이 망가지더라도 버텨내겠다.

-치료는 어떻게 했나.

▲도핑테스트 때문에 시간을 다 써서 치료라기 보다 응급처치를 했다. 선수촌에 들어가서 제대로 치료할 것이다.

-친남매보다 호흡이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유명하다.

호흡보다는 매튜라는 선수를 잘 알고 있다. 관중들과 호응을 하면서 상대의 기를 죽이면 매튜가 그런 것에 반응하는 선수라 리액션과 목소리를 크게 냈다.

-4경기 동안 점점 성장하는 것을 느끼는가.

몰랐던 문제점, 숙제를 계속 알고 점점 강해지고 있다.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다. 후반으로 가는 팀이 강해지는 팀이 진짜 강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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