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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유승민 다음은 조대성이다.'
지난해 2월, 삼성생명 여자탁구팀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유 감독은 '후배' 조대성을 향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조대성 역시 진심을 다해 자신을 챙겨주는 '멘토' 유 감독을 유독 믿고 따랐다. 10대 소년과 40대 레전드는 '탁구 열정' 하나로 통했다. 이들의 대화는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이어졌다. 조대성은 큰 대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때, 탁구의 길이 헷갈릴 때면 어김없이 유 감독의 지혜를 구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4년 호프스대회 결승에서 만나 승리했던 '일본 10대 괴물 에이스' 하리모토 토모카즈는 조대성이 넘어야 할 경쟁자다. 지난해 9월 태국 아시아 주니어&카데트 선수권, 일본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조대성은 유 감독에게 '하리모토와 경기할 때 어떻게 해야할까요' 물었다. '지략가' 유 감독은 대단히 구체적이고 깨알처럼 상세한 답안을 보냈다. 제자의 짧은 질문에 언제나 정성을 다해 장문의 글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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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감독은 "조대성의 장점은 감각적으로 타고났다는 것이다.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다. 가르쳐보면 안다. 머리가 좋다. 습득력이 뛰어나다. 대성이는 탁구가 답답할 때면 연락을 해온다. 언제나 장문의 피드백을 보내준다"고 했다.
이날 오후, 4강에 오른 조대성이 유 감독을 찾아왔다. 유 감독의 '기술' 멘토링이 시작됐다. "대성아, 중국선수들은 왜 미스가 적은 것같아? 스텝의 차이야"라고 했다. "아직 잔발 스텝이 부족해. 상대가 포어에서 미들, 백에서 미들로 공격할 텐데 그걸 다 막아내려면 잔발 스텝을 더 해야해. 잔발이 좋아지면 전후가 좋아진다. 스텝을 좀더 신경쓰라"고 조언했다. 멘탈 코칭도 잊지 않았다. "선배들 이긴 것, 절대 만족하지마라. 끝난 건 빨리 잊어.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네! 감독님." 꾸벅 인사하고 달려가는 조대성의 기특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 감독에게 물었다. 2020년 도쿄, 2024년 파리올림픽, 탁구 금메달 가능할까요? "지금부터 잘해야죠. 충분합니다. 대성이는 해낼 겁니다." '열정의 멘토' 유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