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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영 여신' 안세현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7-20 05:51


사진제공=SK텔레콤

사진제공=SK텔레콤

"꼭 결선에 진출 하고 싶어요."

전화기 너머로 가녀린 목소리가 전해진다. 1995년생.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청춘의 각오는 여린듯 다부지다. 맑은 웃음속에 던진 단어 하나하나 결연한 의지가 묻어난다.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달리는 안세현(22·SK텔레콤) 이야기다.

될성부른 어제

안세현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 수영의 미래'로 불렸다. 울산 효정고 1학년이던 2011년 전국체육대회 접영 100m에서 59초32를 기록, 생애 처음으로 한국기록을 썼다. 2016년 리우올림픽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일반부 접영 50m·100m·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접영 50m에서는 예선에서 26초62, 결선에서 26초30을 기록하며 하루에만 두 차례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접영 100m에서도 57초61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한국기록을 작성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한 뼘 더 성장한 오늘

그러나 세계의 벽은 높았다. 안세현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는 손가락 부상을 털고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목표로 삼았던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리우의 여름은 너무도 차가웠지만, 그 추위는 안세현은 한층 단단하게 하는 힘이 됐다. 흔들렸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이를 악물었다. 목표도 수정했다. 2017년 수영세계선수권대회, 2018년 아시안게임 등 한 단계씩 제대로 밟아가기로 다짐했다. 결심은 '말'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첫 번째 목표인 수영세계선수권대회를 향해 차근차근 준비했다. 호주와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물론 외롭고도 힘든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외국에서 운동하다보니 말동무가 없어서 외로울 때가 있어요.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은 제가 잘하고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거예요."


자기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 하지만 그 속에서 안세현은 '이기는 법'을 배웠다. "제가 해야 할 분명한 목표가 있잖아요. 저는 헝가리 수영세계선수권대회에서 꼭 결선에 진출하고 싶어요. 그걸 생각하면서 집중했어요. 사실 그동안은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안정감을 주기 위해 심리서적도 읽고 있어요. 최근에는 '엘리트 마인드'라는 책을 읽었어요. 제가 목표를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생각하게 됐죠."


사진제공=SK텔레콤
세계 정상을 향한 내일

힘든 시간을 이겨낸 안세현은 한 뼘 더 성장해 있었다. 그는 지난달 치른 2017년 마레 노스트럼 수영시리즈 여자 접영 100m 결선에서 57초28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또 하나의 한국기록을 썼다.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면서 유럽 로컬 대회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물론 하루에 두 경기씩 뛰기도 해서 힘든 날도 있었죠. 그러나 기록도 좋게 나왔고, 무엇보다 이 훈련을 소화한 것 자체가 제게는 매우 특별했어요."

어느덧 네 번째 도전하는 세계선수권.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에 나갔어요. 이번 대회는 벌써 네 번째 나가는 거예요. 상하이와 바르셀로나 때는 경험을 쌓는다는 기분으로 경기에 임했는데요, 지금은 아니에요. 이번에는 조금 더 높은 결선 진출을 목표로 두고 경기에 임하려고 해요. 이번에는 꼭 (결선 진출)할 거예요. 그러고 싶어요."

모든 준비는 끝났다. 안세현은 이번 대회에서 접영 100m와 200m에 출전한다. "나 자신에게 매일 해주는 얘기가 있어요. 정말 단순한 한 마디인데, 혼자 외치고 나면 용기가 생겨요. '세현아, 파이팅!' 긴장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대회를 치렀으면 좋겠어요." 세계를 향한 안세현의 힘찬 도전이 시작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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