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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스타 이용대(28·삼성전기)가 국가대표 고별전을 짜릿하게 장식했다.
이용대에게 이번 코리아오픈은 2016년 리우올림픽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 국제무대였다.
이용대는 유연성(수원시청)과 함께 리우올림픽 남자복식에 출전했다가 8강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이용대-유연성은 세계랭킹 부동의 1위. 리우올림픽 금메달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용대 개인적으로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 2개에 도전했다.
결과에 미련이 남을 법 했지만 길을 터주기 위해 깨끗하게 물러나기로 했다.
유연성은 협회에 요청에 따라 혼합복식으로 전담 종목을 바꿔 국가대표 생활을 계속하기로 했다. 때로는 코치 역할을 하며 후배들에게 전수해 줄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세계 최강의 이용대-유연성 조합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냥 떠나 보낼 수 없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최고 등급(2등급)대회인 코리아오픈에서 마지막 인사는 하고 떠나자는 의견이 많았다. 협회는 이번 대회에서 이용대-유연성조를 다시 결성해 코리아오픈에 출전하도록 했다. 코리아오픈 대회 2연패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했던 도전에서 보기좋게 성공했다.
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은 2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빅터 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남자복식 결승서 리쥔후이-류위첸(중국)조를 2대1로 제압했다.
1세트는 예상 밖의 고전이었다. 경기 초반 근소하게 앞서가는 듯 했으나 상대의 리시브가 강했다. 긴장한 듯 이용대의 리시브가 정교하지 못했고, 네트 앞 플레이 실책도 자꾸 누적됐다. 그도 그럴것이 중국이 차세대를 노리고 새로 결성한 상대는 준결승에서 고위시엠-탄위키옹(말레이시아)를 꺾고 올라온 다크호스였다. 고위시엠-탄위키옹은 리우올림픽에서 이용대-유연성에게 패배를 안긴 장본인이었다. 이용대-유연성은 중국조의 패기와 스피드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2세트 들어서도 좀처럼 반전의 발판을 만들지 못했다. 3-3 동점 상황에서는 상대의 실책성 서비스가 이용대의 몸에 맞고 실점으로 이어지는 불운까지 겹쳤다. 어이없는 실점의 여파가 컸을까. 한국은 연속 5실점을 하며 기선을 빼앗겼다. 하지만 쉽게 물러날 세계 1위가 아니었다. 이용대의 강력한 스매시로 상대의 기세에 제동을 건 이용대-유연성은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11-10 역전에 성공, 코트 체인지 휴식타임을 맞았다.
이후 장군멍군을 부르는 숨가쁜 레이스가 펼쳐졌다. 유연성과 이용대의 절묘한 네트 앞 플레이로 19-17 승기를 잡는 듯했지만 상대의 높이와 네트 앞 압박이 위협적이었다. 결국 경기는 듀스로 넘어갔고 상대의 실책을 유도하는 데 성공하면서 힘겹게 2세트를 건졌다.
3세트에서는 이용대-유연성의 노련미가 위력을 되찾았다. 강-약을 리드하는 스매시와 네트 플레이로 간발의 리드를 지켜나갔다. 각각 21세의 중국조는 실책이 잦아지는 등 경험 미숙을 드러냈다.
앞서 벌어진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세계 1위 고성현-김하나가 중국의 젱스웨이-첸칭첸을 2대0(21-14, 21-10)으로 제압하고 이 대회 첫 금메달을 차지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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