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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안바울? 유도바보죠" 1994년생 상남자의 '사이다'유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8-08 14:48


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유도 남자 66kg 이하 준결승에 안바울 선수가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 선수를 이기고 결승에 진출하며 환호하고 있다. /2016.8.7/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P

"(안)바울이는 '유도바보'죠."

1994년생, 스물두살 청년 안바울(22·남양주시청)을 조준호 유도대표팀 코치는 이 한마디로 정의했다. "정말 잘하는 선수예요. 금메달 꼭 딸 겁니다"라고 귀띔했다.

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리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유도 66㎏급 경기, 베테랑도 긴장한다는 리우올림픽 무대에서 세계랭킹 1위 안바울은 매경기 얼음처럼 침착했다. 32강, 16강을 한판, 8강 절반으로 끝냈다. 무표정하고 담담한 얼굴로 세상의 모든 상대를 업어쳤다. 특기인 팔가로누워꺾기 신공도 빛났다. 철벽 수비력을 뽐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유도 -66kg에 출전한 안바울이 7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파비아 바실고와의 결승에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8.7/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D

안바울 선수가 7일 오후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66㎏급 4강전 에비누마와 경기에서 유효승을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2016.8.7./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
준결승에서 역대 전적 4전패,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세계랭킹 6위)를 연장 접전끝에 되치기로 물리쳤다. 4년전 런던올림픽에서 스승이자 선배인 조 코치에게 '오심' 판정패를 안긴 에비누마를 보란듯이 돌려세웠다. 천적을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순간 그를 아는 모든 유도인들은 금메달을 확신했다. 그러나 결승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세계랭킹 26위'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어이없이 한판패했다. 조 코치는 "상대선수에게 천운이 따랐다. 금메달은 하늘이 정하는 게 맞는 것같다"며 아쉬워 했다. 다 잡은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후 안바울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준결승에서 에비누마와 격한 승부를 펼치다 왼팔꿈치 부상이 있었다. 장기인 왼쪽 업어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부상을 핑계삼지 않았다. "다 핑계죠. 어떻게 보면 변명밖에 안되죠. 이겨냈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조 코치는 "바울이는 '유도바보'다. 오직 유도 생각밖에 안하는 선수"라고 했다. '바울'이라는 이름에서 감지되듯 부모님이 평생 기도로 키운 선수다. '태릉-집-교회'외에는 모르는 이 선수는 스물두살,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담대하게 펼쳐보였다. 마지막 결승 무대에서 한끗 실수로 다잡은 금메달을 놓친 그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처음으로 표정을 드러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4년뒤 도쿄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도 나가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 내가 운동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안바울의 유도는 한여름밤의 '사이다'였다. 속시원한 업어치기로 열대야를 날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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