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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2개월 만에 ROAD FC (로드FC)에 돌아온 '브라질 타격가' 브루노 미란다(26·TIGER MUAYTHAI)도 승리했다. 경기 초반부터 로우킥과 정확한 타격으로 정두제(35·RONIN CREW)에게 데미지를 입혔다. 그리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길로틴 초크로 정두제를 제압했다. 브루노 미란다는 "I'm back KOREA!"를 연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여성부 대결은 경험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데뷔전인 홍윤하(27·VON JIUJITSU)가 일본의 '베테랑 파이터' 후지노 에미(36·WAJUTSU KEISHUKAI GODS)에게 무너졌다. 홍윤하는 "잃은 것이 없어 무서울 것이 없다"라고 말한 경기 전 각오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는 신중한 경기 운영이 아닌 다소 무모한 전진이었다. 초반 타격전을 벌인 것은 아쉬움이 남는 전략이었다. 후지노 에미의 타격에 밀렸고, 백 포지션을 허용하며 초크에 패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체급이 갖는 차이는 분명히 있었다. 쿠와바라 키요시는 웰터급과 미들급을 번갈아 뛰는 파이터다. 권아솔과는 체급 자체가 다르다. 경기 전날 진행된 계체량에서도 약 10㎏ 정도 권아솔보다 많은 체중을 기록했다. 이는 펀치 파워를 통해서도 드러났는데, 권아솔에게 제대로된 펀치를 적중시키며 쓰러뜨렸다. "후두부에 맞았다"는 권아솔의 항의가 있었지만, 이미 그 전에 들어간 펀치에 승부가 기울어졌다.
일본 단체 DEEP '미들급 챔피언' 최영(38·SHINBUKAN LAND'S END)과 '암바왕' 윤동식(44·NEEPIEL C&H)은 격투 1세대 파이터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이미 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격투기에 대한 열정으로 현역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함께 케이지에 올라 경기하며 팬들에게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감동을 선사했다. 격투기 '큰 형님들'의 귀환에 원조 격투기 팬들은 호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밴텀급 챔피언' 이윤준(28·APGUJEONG GYM)이 9연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ROAD FC (로드FC)에서 이윤준은 ROAD FC (로드FC) 최초 9연승을 기록했다. 또 페더급 챔피언 최무겸(27·MMA STORY)과의 페더급 슈퍼파이트에 이어 페더급 경기에서도 2연승을 달렸다.
승리하고, 새 기록을 만들어냈지만, 이윤준 입장에서 그리고 조지 루프와 관중입장에서 찜찜한 승리였다. 1분 15초 만에 조지 루프의 부상으로 레프리 스탑으로 경기 종료가 선언 됐기 때문. 사고는 조지 루프가 이윤준을 향해 킥을 하고, 이윤준이 방어하는 순간 나왔다. 이윤준의 팔꿈치와 조지 루프의 발목이 충돌하며 조지 루프의 발목에 문제가 생겼다. 조지 루프는 충격을 받아 뒷걸음질 쳤고, 심판은 그대로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조지 루프의 발목에서 피가 멈추지 않아 경기가 진행될 수 없었다. 급히 병원으로 간 조지 루프는 개방골절 진단을 받았다.
상위체급 파이터, 그리고 신기록을 향한 이윤준의 도전은 성공했다. 하지만, 보여줄 것들이 많았던 두 선수의 대결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윤준은 조지 루프가 병원으로 이동하기 전 그를 찾아 미안한 마음으로 전했고, 조지 루프도 그동안의 감정을 모두 잊고 이윤준과 악수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