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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랑프리 특수' 펜싱 메카된 태릉선수촌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3-24 00:24



태릉선수촌 펜싱장이 세계 펜싱의 메카로 떠올랐다.

22일 오전 9시30분,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펜싱장은 이른 아침부터 전세계 10여 개국에서 온 남녀 펜서들로 북적였다.

25~26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서 펼쳐지는 SK텔레콤 남녀사브르 국제그랑프리선수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경기 일주일전 훈련 캠프로 태릉선수촌을 택했다. 4월초 리우올림픽 개인전 엔트리 마감을 앞두고 열리는 사브르 종목 마지막 국제대회인 데다, 월드컵 대회의 1.5배에 달하는 높은 랭킹포인트가 주어지는 '그랑프리' 대회인 만큼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각국 선수단의 관심이 지대하다. 특히 이탈리아처럼 올림픽 개인전 최종 엔트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경우 팀내 티켓 경쟁이 뜨겁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개막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부터 이탈리아 프랑스 엘살바도르 캐나다 브라질 호주 이집트 독일 벨라루스 아르헨티나 선수단이 태릉선수촌에 속속 입촌했다. 현지 적응과 함께, 런던올림픽 '세계 2강'으로 우뚝 선 한국, 태릉선수촌에서의 훈련을 통해 컨디션과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 삼았다.

수년째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마주해온 각국 코치, 선수들은 이효근 남자 사브르 대표팀 코치와 유상주 여자 사브르 대표팀 코치, 한국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인사를 주고받았다. 선수들은 자유로이 피스트에서 격돌했다.남자 사브르 구본길(세계랭킹 3위), 김정환(세계랭킹 5위) 등 톱랭커들을 향한 러브콜이 폭주했다. 이란, 프랑스 등 각국 선수들이 앞다퉈 '결투(?)'를 신청했다. 구본길은 "상대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우리들로서도 대회를 앞두고 상대 전력을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정환은 "물론 전력을 다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핵심 기술을 읽히면 안되기 때문에 훈련에서 서로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부상 위험도 있기 때문에 몸을 푸는 식으로 가볍게 뛴다. 아마 상대도 비슷할 것"이라며 웃었다. 다국적 선수들의 맞대결에, 선수들이 직접 심판으로도 나섰다. 여자 사브르 김지연과 최다희가 맞대결을 펼치자, 미국 선수가 심판을 자청했다.



한국계 프랑스인 펜서 에데른 아닉(20)은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처음으로 오게 됐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하게 돼 정말 설레고 기분 좋다. 32강 이상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 좋아하는 선수를 묻자 망설임 없이 "구(GU,구본길)!"를 외쳤다. 펜싱 종주국, 유럽의 에이스들은 한국 펜싱의 힘을 인정했다. 지난 대회 준우승자인 프랑스 톱랭커 니콜라 루세(세계랭킹 12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국에 일찍 들어와 현지 훈련하는 것이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본길, 김정환 등 정말 좋은 선수가 많다. 구본길은 키도 크고, 팔도 길고, 정말 빠르고 강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알렉세이 막시멘코(러시아)를 비롯해 남녀 사브르 세계랭킹 1~30위, 톱클래스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리우올림픽 최종 모의고사 성격을 띨 전망이다. 한국은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구본길, 김정환, 오은석(이상 남자), 김지연, 인천아시안게임 2관왕 이라진 등이 나서 메달을 노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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