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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역사' 사재혁(32·아산시청)이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사재혁은 한국 역도 최고의 스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77㎏급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않은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번째 올림픽이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경기 중 팔꿈치가 탈구되는 과정에서 보여준 투혼으로 많은 국민들에 감동을 안겼다. 사재혁은 이후 은퇴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13년 현역복귀를 선언했고 2014년 85㎏으로 체급을 올려 인천아시안게임과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서 '오뚝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인상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고도 용상에서 실격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9위에 그쳤다. 하지만 사라질뻔한 '역도 천재'가 눈물의 재활을 마치고 플랫폼에 선 것만으로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침체기에 빠진 역도계는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사재혁을 반전 카드로 꺼냈다. 사재혁은 2015년 전국체전에서 인상과 합계에서 동메달에 그쳤다. 본인 스스로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동메달이었다. 대한역도연맹은 그간 사재혁의 공로를 높이 사 대표팀에 합류할 기회를 줬다. 후배들을 이끌고 동시에 다시 한번 기적의 드라마를 써줬으면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재혁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회를 '폭행사건'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날려버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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