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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리우행]9연속 본선행, '행복한 우생순' 시작됐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10-25 17:45


◇류은희(가운데)가 25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아이치현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최종전에서 상대 수비수 마크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나고야(일본)=사진공동취재단

4년 전 런던은 눈물이었다.

'새로운 우생순'을 꿈꿨다. 하지만 언니들의 벽이 여전히 높았다. 완성되지 않은 세대교체, 에이스 김온아(인천시청)의 낙마 등 숱한 악재 속에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악전고투했다. 그러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곧 찬바람이 몰아쳤다. '비인기종목' 핸드볼에게 '노메달'은 곧 '무관심'이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졸업식'을 치른 언니들이 받은 눈부신 스포트라이트가 그늘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준비도 찬바람 속이었다. 임영철호는 아시아지역 예선 돌파를 위해 절치부심 했다. '숙적' 일본과 급성장하는 중국, 체격에서 앞서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모두 난적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임영철 감독과 선수들이 외치는 구호만 태릉선수촌 필승관에 메아리 칠 뿐이었다. 한 핸드볼 관계자는 "여자 핸드볼은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게 당연해졌다. 차라리 아시아에서도 부진해야 관심이 생기는 것 아닌가 싶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들만의 '행복한 우생순' 제1막이 마무리 됐다. 한국은 25일 오후 4시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아이치현체육관에서 가진 일본과의 리우올림픽 예선 최종전에서 35대21, 14골차로 이겼다. 지난 1984년 LA올림픽에 처녀출전한 여자 핸드볼은 이번 리우올림픽 본선행에 성공하며 9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단체 구기팀이 9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하는 것은 여자 핸드볼이 최초다. 한국은 이번 예선 4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서 '아시아 맹주' 타이틀을 굳건히 지켰다.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김온아는 전후반 통틀어 14골을 기록했다. 일본 수비수 2~3명이 마크에 나섰으나 돌파를 앞세워 잇달아 골망을 갈랐다. 정유라(대구시청)도 7골을 넣으면서 승리에 일조했다. 골키퍼 박미라는 이날 50%에 육박하는 엄청난 방어율을 보이면서 일본의 공격 의지를 꺾었다. 본선행이 확정되자 한국 선수단은 코트 안에서 서로를 얼싸 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어디까지나 시작일 뿐이다. 리우 입성 전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상당하다. 오는 12월 덴마크에서 펼쳐질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선수권이 첫 시험대다. 한국은 최근 세계선수권에서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리우올림픽 메달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선 4강 이상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 임영철호는 아시아 돌파의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유럽 전지훈련을 실시, 곧바로 세계선수권 준비에 돌입한다. 4년 전의 눈물을 기억하는 태극낭자들의 눈빛이 빛나고 있다.


나고야(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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