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장수가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는 선원이 필요하다."
최하위 팀의 지휘봉을 잡은 최문식 대전 감독은 단호했다. 개인 보다는 팀을 강조했다. 기술 축구를 강조했지만 그에 앞서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걸림돌이라 생각이 든다면 '에이스' 아드리아노도 과감히 제외할 생각이다. 최 감독은 "배에다 못하나만 박아도 침몰한다. 아드리아노가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알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열심히 노력하는 선원이 필요하지 장수가 필요한 게 아니다. 아드리아노가 판단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팀이 살 수 있다"고 했다.
28일 취임식을 가진 최 감독은 곧바로 선수단과 상견례를 갖고 선수파악에 나섰다. 최 감독은 지난달 30일 포항전에 벤치에 앉지 않고 밖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소중한 기회였다. 대전은 새로운 감독 앞에서 강호 포항을 상대로 선전했다. 아쉽게 1대2로 패했다. 최 감독은 "선수 파악에 중점을 뒀다. 앞으로 베스트 멤버를 구성하는데 있어 어떤 선수가 필요한지를 지켜봤다"고 했다. 이후 가진 훈련에서도 최 감독의 테스트는 계속됐다. 한국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렸던 최 감독의 현역시절처럼 기술력 있는 선수 찾기에 집중했다. 최 감독은 "경기에 못 뛴 선수들 중에서도 기량이 있는 선수들이 있더라. 황인범 같은 선수는 16세 대표팀 시절 직접 발굴한 선수다. 기술이 좋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찾아 만드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취임 일성에서 '대전셀로나'를 만들겠다고 했다. 바르셀로나처럼 점유율과 기술을 앞세운 축구를 하고 싶다는 의미였다. 최 감독도 현실적으로 빠르게 색깔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최 감독은 "단기간에 만들려고 하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와도 안된다. 후반기 점차적으로 하면 대전셀로나까지는 아니더라도 점유율을 높이고 기술적인 팀을 만들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최 감독은 패배주의를 걷어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 감독은 "생활이나 마음가짐이 흐트러졌기 때문에 이처럼 어려운 시기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극복하는 것 역시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선수단 미팅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강조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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