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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의 수는 곧 그 종목 그리고 그 선수의 인기와 정비례한다. 사격경기가 열리고 있는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이 이같은 모습을 잘보여준다. 사격 첫날이던 20일 한국 취재진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한국의 첫 금메달이 나올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21일에도 한국 취재진은 많았다. 진종오(35·KT)가 있는데다 김청용(17·흥덕고)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23일이 되자 다소 조용해진 듯 했다. 사격 주요 한국 스타들의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여전히 시끄러웠다. 갑자기 많아진 인도취재진 때문이었다. 전날까지만해도 3~4명이었던 인도 취재진이 20여명 이상 등장했다. 다 이유가 있었다. 인도의 박태환 아브히나브 빈드라(32)가 남자 10m 공기소총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빈드라는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집안인다. 빈드라의 아버지 빈드라 시니어는 인도의 억만장자 중 한 명이다. 빈드라의 사격 훈련을 위해 집에 실내 사격장을 설치하기도 했다. 빈드라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자 그의 부모는 아들에게 5성급 호텔을 선물하기도 했다.
빈드라는 아버지를 닮아 비즈니스계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현재 아브히나브 퓨처리스틱스의 최고 경영자다. 호텔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사재를 털어 아브히나브 빈드라 재단을 설립해 꿈나무들을 육성하고 있다. 아직 미혼이다.
빈드라의 동메달은 자신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메달이다. 20여명의 인도 기자들은 모두들 빈드라와 인터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 인도 기자는 "이번 대회에 인도는 40여명의 취재진이 왔다. 그 중 20명이 빈드라를 취재하기 위해 옥련사격장에 왔다"고 설명했다.
인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