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손길승 대한펜싱협회장(SK텔레콤 명예회장)은 5일 오후 카잔세계펜싱선수권에서 은메달 3개를 획득한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를 가졌다. 서울 광진구 강변CGV에서 영화 '명량'을 단체 관람했다. 손 회장은 평소 '필사즉생'의 각오로 '백전백승'했던 충무공 이순신의 지략과 기백을 자주 언급해왔다. 대한민국 펜싱도 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기량으로 '백전백승'하자는 이야기를 선수, 코치진에게도 자주 해왔다. 영화 '명량' 관람 직후 선수단은 광장동 워커힐호텔 만찬장으로 이동했다. 메달리스트에 대한 격려와 포상식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자리에서 이광기 대한펜싱협회 고문의 '송별식'도 치러졌다. 이 고문은 지난달 29일 협회에 사표를 제출했다. 협회는 이 고문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 고문은 이자리에서 "두 아들이 펜싱을 하면서, 펜싱계에 몸담게 됐고 런던올림픽에서 세계 2강의 성과를 낸 것은 펜싱계에 몸을 담을 이후 가장 뜻깊은 일이었다. 얼마전 서 감독의 죽음 이후 많은 생각을 했다. 후배들이 마음껏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내가 물러나기로 용단을 내렸다. 리우올림픽에서 런던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밖에서 열심히 돕겠다"는 송별사를 남겼다.
'파벌싸움'이라는 세간의 시각을 극도로 경계했다. 이재철 부산펜싱협회 부회장(대한펜싱협회 감사)는 "세력을 잡으려고 상대를 음해하는 것이 '파벌' 아니냐. 우리는 세력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다. 뭘 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바르게 해달라,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라고 항변했다. 이효근 동의대 감독 역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는 것일 뿐 파벌싸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파벌 여부를 떠나 향후 개선 방안과 관련한 이야기들에는 시사점이 있었다. 윤남진 펜싱클럽 감독은 "중학교 1학년때부터 펜싱밖에 모르고 살아왔다. 2005~2007년 국가대표 감독을 할 때 수많은 욕을 들어가면서도 그 자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현실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참았다"고 했다. "선수의 잘못을 지적하고 ,경위서를 요구하고, 징계를 주는 것이 협회의 일은 아니다. 우수한 펜싱선수들을 잘 포장해, 상품을 만드는 것이 협회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고문의 사퇴와 관련한 대한펜싱협회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 "이 고문은 협회의 모든 관련직에서 사퇴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지난 7월 25일 이사회를 통해 이 고문의 사퇴는 공식화됐다. 중고연맹 회장직 사퇴와 관련해 협회는 "중고연맹 사퇴 문제는 해당 연맹 대의원총회에서 결정할 문제다. 협회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고연맹 3년치 자료가 없어진 부분은 문체부에서 지적된 사안이다. 문체부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