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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리(28) 박승희(22) 김아랑(19) 공상정(18) 심석희(17), 5명의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예쁘다. 3000m 계주 직후 최선을 다한 '예쁜 그녀'들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폭발했다. 5인조 걸그룹 못잖은 '5인5색' 치명적인 매력을 지녔다. 차가운 얼음판 위에선 독하고 당찬 여전사였던 이들은 링크 밖에선 상큼발랄한 소녀였다. 시상대에 오르기 직전 바쁜 손놀림으로 머리를 매만지고, V 미소를 지으며 셀카를 찍는 모습은 사랑스러웠다. 위기 때마다 서로 의지하고, 배려하고, 위로하는 모습 역시 아름다웠다. 스물여덟 맏언니 조해리부터 열일곱 막내 심석희까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200% 해내고 있다. 금메달보다 빛난 치명적인 매력을 집중분석했다.
분위기메이커: '쏘쿨' 박승희
박승희는 쿨하다. 예측불허 쇼트트랙 얼음판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을 일찌감치 배웠다. '팩' 토라지거나, 꽉 막힌 법이 없다. 아무리 힘든 상황도 툭툭 털어낼 줄 안다. 중국 라이벌 왕 멍에게 걸려넘어지며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을 놓치고도 딱 10분만에 '괜찮아, 엄마'라는 문자를 보낸 그녀다. 소치올림픽 500m 결승에서 두번이나 넘어지며 아쉬운 동메달을 딴 그녀는 금세 미소를 되찾았다. 어머니 이옥경씨는 "단순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박승희는 강하다. 팀에선 분위기 메이커다. '여고생 3총사'의 '직속선배'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솔직하고 화통하다. 특히 패션에 관심이 많다. 쇼트트랙을 그만두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옷과 관련된 일'이다. 연인인 남자쇼트트랙 대표 이한빈과의 커플룩도 즐긴다. 스마트 쇼핑, 맛집 탐방에도 일가견이 있는 트렌디한 20대다.
박승희의 화성집서 4년째 동고동락해온 김아랑은 맑고 착하고 순수하다. 그 또래 여고생답게 까르르 웃고, 엉엉 운다. 어린 나이지만 주변을 챙기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안다. 선수로서 훌륭한 인성을 지녔다. 친언니와도 같은 박승주, 박승희를 잘 따른다. 태릉 밖에서도 늘 붙어다닌다. 박승희는 다리가 긴 김아랑을 '두루미'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첫 올림픽의 긴장감이 컸던 탓이까. 소치 현장에서 급성위염으로 고생했다. 1500m 예선통과 직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눈물을 쏟는 장면에 가슴 찡했다. 금메달 직후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SNS를 통해 김아랑의 휴대폰 배경화면에 깔린 '엑소' 시우민의 사진이 퍼져나가며 화제가 됐다.
애교 담당 후배: '큐트' 공상정
공상정은 '빙상돌'로 통한다. 대표선발전을 5위로 통과해, 계주 멤버로 합류했다. 3000m 계주 준결승, 김아랑 대신 출전에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금메달 직후 시상대에 선 공상정의 깜찍한 외모에 네티즌들이 열광했다. 외과의사 아버지, 대만 출신 화교 3세로 2011년 귀화한 사실 등이 알려지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낯가림이 심한 막내 심석희를 대신해 팀 애교 담당으로 활약중이다. 지난 여름 최광복 대표팀 코치의 생일축하 공연에서 크레용팝을 패러디했던 '쇼트트랙팝'의 중심은 공상정이었다. 유연한 몸놀림으로 끼를 과시했다. 공상정은 요즘 SBS 인기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도민준에게 꽂혀 있다. '도 매니저' 김수현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애정을 드러냈다.
추월 담당 후배: '시크' 심석희
막내 심석희는 '시크'하다. 여고생 삼총사 중 가장 어리지만, 가장 묵직하다. 애교는 김아랑 공상정 등 언니들에게 미뤘다. 그래도 1m75의 껑충한 키, 뻣뻣한 춤사위, 알듯말듯한 표정에서 비쳐지는 은근한 귀여움은 어쩔 수 없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취향 역시 그렇다. 그래서 선배들이 막내 심석희를 부르는 애칭은 '석희찡'이다. 세계랭킹 1위 선수답게 언론에선 '괴물소녀'로 통한다. 3000m 계주에서 마지막 반바퀴를 남기고 이를 악문 채 아웃코스로 중국을 추월했다. 금메달과 동시에 '갓(god,신)석희'라는 별명을 덤으로 얻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는 '왕관의 무게를 견딜 줄 아는' 대세 김우빈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