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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소치]한국 쇼트트랙 출전 5명중 4명이 실격, 마음이 앞섰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2-16 16:43


15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이 열렸다. 한국 심석희가 중국 조우양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5.

출전한 5명의 선수 중 4명이 실격했다. 부담감과 경험 부족이 낳은 결과였다.

메달 데이라 불렸던 15일(한국시각) 남자 1000m와 여자 1500m에 출격한 쇼트트랙 대표팀은 은메달 하나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다소 충격적인 성적표다. 남자 1000m는 5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초강세 종목이었다. 여자 1500m는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가장 확실한 금메달 종목이었다.

남자 대표팀의 신다운과 이한빈은 심리적 부담감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였다. 둘은 각각 결선과 준결선에서 실격했다. 남자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1500m에서 이한빈이 6위에 그쳤고, 5000m 계주에서는 이호석이 넘어지는 실수를 범하며 결선에 오르지도 못했다. 메달 획득이 쉽지 않은 500m만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0m는 명예회복을 위한 마지막 무대였다. 그 부담감이 그대로 레이스에 드러났다. 무리한 경기 운영으로 노메달에 그쳤다. 결선에 나선 신다운은 3위를 달리던 중국의 우다징을 무리하게 추월하려다 실격당했다. 한단계만 오르면 메달이 보인다는 생각에 무리한 레이스를 펼친 것이다. 이한빈 역시 준결선에서 네덜란드의 싱키 크네흐트와 충돌하며 페널티를 받아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 대표팀은 경험 부족에 울었다. 조해리와 김아랑이 실격했다. 조해리의 실격은 전략적인 부분이 컸다. 준결선 3조에서 김아랑과 함께 레이스를 한 조해리는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했다. 과감한 몸싸움으로 후배 김아랑의 결선 진출에 일조했다. 조해리는 몸싸움 과정에서 미국의 에밀리 스콧을 오른손으로 쳤다는 이유로 페널티 판정을 받았다. 여자 대표팀은 세계랭킹 1,2위 심석희와 김아랑이 나란히 결선 무대에 진출했음에도 은메달 하나를 따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험 때문이었다. 김아랑은 이날 급성위염으로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올림픽은 실력만큼이나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첫 올림픽, 이제 고등학생인 김아랑은 이것이 부족했다. 김아랑은 결선에서 자기의 경기를 하지 못하고 실격을 당했다. 유일하게 정상적인 레이스를 했던 심석희는 결선에서 시종 선두자리를 지켰지만, 마지막 순간을 넘지 못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저우양(중국)의 관록은 대단했다. 심석희가 지친 틈을 타 선두자리를 빼앗았고 마지막까지 지키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의 스케이팅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올림픽은 그보다 더 큰 무대다. 실력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이번 남녀 대표팀에는 올림픽 경험을 가진 선수가 많지 않았다. 이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5일 경기에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인드 컨트롤과 자기관리, 끝까지 자기 경기를 할 수 있는 여유가 부족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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