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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한 5명의 선수 중 4명이 실격했다. 부담감과 경험 부족이 낳은 결과였다.
여자 대표팀은 경험 부족에 울었다. 조해리와 김아랑이 실격했다. 조해리의 실격은 전략적인 부분이 컸다. 준결선 3조에서 김아랑과 함께 레이스를 한 조해리는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했다. 과감한 몸싸움으로 후배 김아랑의 결선 진출에 일조했다. 조해리는 몸싸움 과정에서 미국의 에밀리 스콧을 오른손으로 쳤다는 이유로 페널티 판정을 받았다. 여자 대표팀은 세계랭킹 1,2위 심석희와 김아랑이 나란히 결선 무대에 진출했음에도 은메달 하나를 따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험 때문이었다. 김아랑은 이날 급성위염으로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올림픽은 실력만큼이나 자기관리가 중요하다. 첫 올림픽, 이제 고등학생인 김아랑은 이것이 부족했다. 김아랑은 결선에서 자기의 경기를 하지 못하고 실격을 당했다. 유일하게 정상적인 레이스를 했던 심석희는 결선에서 시종 선두자리를 지켰지만, 마지막 순간을 넘지 못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저우양(중국)의 관록은 대단했다. 심석희가 지친 틈을 타 선두자리를 빼앗았고 마지막까지 지키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의 스케이팅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올림픽은 그보다 더 큰 무대다. 실력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이번 남녀 대표팀에는 올림픽 경험을 가진 선수가 많지 않았다. 이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15일 경기에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인드 컨트롤과 자기관리, 끝까지 자기 경기를 할 수 있는 여유가 부족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