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의 문이 열렸다.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의 마지막 성화 봉송에선 러시아 스포츠 영웅들이 총출동했다.
첫 번째 문을 연 주인공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였다. '올림픽의 신'이라 명명된 밤하늘 별자리의 형상 가운데 아이스하키 선수가 퍽을 날리자 샤라포바에게 안겼다. 이어 성화는 장대높이뛰기의 '미녀새' 엘레나 이신바예바, 레슬링에서 무려 13년간 불패 행진을 벌인 '시베리아 불곰' 알렉산더 카렐린, 2004년 아테네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 알리나 카바예바에게 차례로 전달됐다.
로드니나와 트레티아크는 러시아 동계스포츠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스타들이다. 현재 러시아 하원의원인 로드니나는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 선수로 1972년 삿포로 올림픽부터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올림픽까지 세 대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의 피겨 전설이다. 1969년부터 1978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무려 10연패를 달성하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 11차례 정상에 서는 등 세계 피겨 역사에 전무후무한 업적을 세운 주인공이다.
현재 러시아 아이스하키연맹 회장인 트레티아크도 축구의 레프 야신에 비견될 만한 전설적인 골리로 활약하며 20세기 중반 러시아 아이스하키를 세계의 중심에 세운 주인공이다. 1972년 삿포로 대회와 1976년 인스브루크 대회, 1984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세 차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추가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1989년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한 번도 뛰지 않은 선수 중에서는 최초로 그를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
카바예바에게 성화를 전달받은 로드니나와 트레티아크는 개회식 참가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피시트 스타디움 바깥으로 향했다. 맞잡은 성화봉을 바닥에 설치한 작은 성화대에 갖다대자, 그 뒤로 한 줄로 불길이 이어지며 올림픽공원 중앙에 자리잡은 거대한 성화대까지 솟아올랐다.
성화가 점화되자, 주변으로는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화려한 잔치의 시작을 알렸다. 소치올림픽이 시작됐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