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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황제' 베텔, F1 코리아 그랑프리 3연패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10-06 16:57


'레이싱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는 1991년 조단팀에서 처음으로 F1에 데뷔했다. 풀타임 F1 드라이버가 된 첫 해인 1992년에 슈마허는 첫 승을 거두며 주목받는 신예로 떠올랐고, 1994년 14차례의 레이스 가운데 8번을 제패하며 일약 F1을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음했다.

1994년부터 2년간 F1을 제패한 슈마허는 잠시 숨을 고른 후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페라리에서 5년 연속 월드 챔피언에 오르며 '레이싱 황제' 자리에 등극했다. 당연히 슈마허는 통산 7번의 월드 챔피언에 91번의 우승, 68회의 폴 포지션(예선 1위) 등 F1의 대부분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다.

슈마허가 F1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던 1991년, 그와 같은 국적인 독일에선 만 3세의 한 어린이가 '꼬마 포뮬러'인 카트를 타기 시작했다. 이 어린이에게 슈마허는 우상 그 자체였다. 그리고 이 어린이는 슈마허처럼 '천재 드라이버'라는 명성을 떨치며 차근차근 F1을 향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만 18세인 2005년에 윌리엄스팀에서 테스트 드라이버가 돼 F1 머신을 처음으로 몰기 시작한 이 청년은 20세가 되는 2007년 중반 드디어 F1에 데뷔했다.

풀타임 드라이버가 된 첫 해인 2008년 토로로소팀에서 첫 승을 올리며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2010년 마침내 19번의 레이스에서 5차례의 우승을 차지, 첫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자신의 우상인 슈마허와 똑같이 F1 경력 4년차에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로 성장한 것이다.

이쯤되면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이 스토리의 주인공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제2의 레이싱 황제'라는 명성을 받고 있는 베텔은 이제 감히 그 기록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베텔은 6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벌써 시즌 8승째. 세이프티 카가 2번이나 나왔지만, 단 한번도 자신의 앞자리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레이스로 폴투윈(예선 1위에 이은 결선 우승)을 달성했다.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도 지난 2011년부터 3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이날 베텔은 25점을 보태 드라이버 포인트에서 272점으로 1위를 독주했다. 반면 드라이버 포인트 2위인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이날 6위에 그치며 겨우 8점을 보태 195점에 그쳤다. 차이는 무려 77점. 앞으로 남은 그랑프리가 5번밖에 없기 때문에, 베텔은 이날 우승으로 사실상 월드 챔피언 4연패를 달성했다.

또 통산 34번째 우승에 폴 포지션 43회 달성으로 슈마허의 대기록에 한발 더 다가섰다. 베텔은 내년에도 챔피언에 오르면 슈마허의 5연속 월드 챔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고, 2015년에는 드디어 기록 갱신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내년부터 현재의 2400㏄, 8기통 엔진에서 1600㏄, 6기통 터보엔진으로 교체되는 것이 가장 큰 변수다. 게다가 베텔은 경쟁팀과 드라이버로부터 금지된 기술인 트랙션 컨트롤을 사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소속팀 레드불 머신의 성능이 다른 팀과 비교해 너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베텔의 실력뿐 아니라 레드불의 머신 제조기술이 뛰어나다는 뜻이 된다.

한편 이날 레이스는 31번째 랩에서 세르지오 페레즈(맥라렌)의 오른쪽 앞바퀴가 터지고, 37번째 랩에서 마크 웨버(레드불)의 머신이 충돌로 인해 연소가 되는 등 치열한 혼전 속에 펼쳐지면서, 관중들은 F1의 재미에 푹 빠졌다.

베텔에 이어 키미 라이코넨과 로망 그로장 등 로터스팀의 원투 드라이버가 각각 2위와 3위에 오르며 한국 대회에서 처음으로 포디엄 달성에 성공했다.
영암=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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