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대학펜싱선수권(2013KUEFI)이 개막한 13일, 제주도 서귀포 한국국제학교(KIS) 제주캠퍼스 체육관에선 오전 8시30분부터 남녀 플뢰레, 에페, 사브르 3종목 대진표에 따라 4개의 피스트에서 일사불란하게 경기가 이어졌다. 한국대학펜싱연맹이 주최하고 스포츠조선, (주)로러스엔터프라이즈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한국의 엘리트 선수들과 미국 명문대 학생선수들이 매년 한국에 모여 실력을 겨루고 우정을 나누는 소통의 무대다.
|
|
브라이언은 모범적인 '학생선수(Student-Athlete)'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학도의 길을 꿈꾸고 있다. 펜싱선수로서의 '스펙'도 훌륭하다. 2011년 미국 청소년대표로 요르단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한국대표팀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쳤다. 컬럼비아대 입학 후 처음 참가한 동부지역대회에서 1위, 전미대학펜싱대회에서 6위에 오른 에이스다. 주말을 뺀 주중 매일 수업 후 2시간씩 펜싱을 한다. 철저하게 자기 시간을 통제하고 완벽하게 관리한다.
공부와 펜싱, 2개를 함께하는 것이 더 힘들고 피곤하지 않느냐는 말에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공부만 했다면, 혹은 펜싱만 했다면 훨씬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펜싱하다 지겨우면 공부를 하고, 공부하다 지겨우면 펜싱을 한다. 내 삶의 밸런스, 균형을 유지해주는 2개의 축"이라고 설명했다. 운동도 공부도 삶의 '균형(balance)'을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펜싱은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운동이다. 상대의 플레이를 예측해야 하고, 생각도 많이 해야한다.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체력을 기르는 데도, 공부를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국내외 어떤 대회에서도 시험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본 적이 없다. 현장에서 직접 본 '열공'하는 '학생선수'는 신기하고 신선했다.
제주도=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