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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황을 잘 극복해냈다는 것이 뿌듯해요."
'펜싱스타' 신아람(27·계룡시청)이 그날의 눈물을 씻어내고 웃었다. 런던올림픽 여자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흐르지 않는 1초' 오심으로 은메달을 뺏겼다. 5-5 상황에서 연장전에 들어갔다. 경기종료 1초를 남기고 상대의 3차례 공격을 막아냈지만 시계가 멈춰섰다. 5대6으로 졌다. 피스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냈지만 판정은 끝내 번복되지 않았다. 9개월만에 그날의 상대를 결승 무대에서 다시 만났다. 그날의 상황이 거짓말처럼 재현됐다. 이번에도 5-5 상황에서 연장 접전을 펼쳤다. 신아람은 더 강해졌다. 두번의 패배, 두번의 아픔은 없었다. 6대5, 신아람이 이겼다.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순유지에(중국)를 15대11로 돌려세웠다. 결승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공격력으로 하이데만에 맞섰다. 짜릿한 승리로 런던올림픽에서의 아픔을 설욕했다. 힐링매치였다. 오심의 트라우마를 스스로 극복해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신아람은 "런던 때와 상황이 비슷했거든요. 이번엔 타임키퍼도 정확했고, 주심도 잘 봐주셨죠. 그 상황을 잘 극복해냈다는 게 그냥 뿌듯해요"라며 웃었다.
지난해 4월 일본 와카야마 아시아펜싱선수권에서 순유지에를 꺾고 정상에 오른 이후 1년만에 다시 개인전 1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6위로 올라섰다. 출국 직전 유니버시아드 대회 대표선발전에서 당당히 우승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준 신아람은 국제무대에서도 변함없는 경쟁력을 과시했다. 쿠바 하바나그랑프리에 연속 참가한 후 27일 귀국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