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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발 '마케팅 기적', 개막전 만원 관중 뒷이야기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3-11 18:09 | 최종수정 2013-03-12 08:24


◇10일 만원관중을 기록한 창원축구센터. 사진제공=경남FC

경남FC는 지난해 가장 인기없는 구단이었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2331명이었다. 22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5만1284명에 불과했다. 16개 구단 가운데 최저 관중이었다.

해가 바뀌었다. 세상이 달라졌다. 경남의 홈개막전이 열린 10일, '마케팅 기적'이 일어났다. 1만5000여명을 수용하는 창원축구센터에 1만6286명이 입장했다. 자리를 찾지 못해 서서 관전하는 팬들이 꽤 있었다. 주차장은 만차로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어 돌아가는 팬들도 부지기수였다. 개막전 단 한 경기 입장 관중이 지난해 총 관중의 3분의 1이었다.

만원관중, 비결은 땀이었다. 변화는 윗물에서 시작됐다. 지난 연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구단주에 오른 후 안종복 사장과 박재영 단장을 차례로 영입했다. 안 사장은 시민구단인 인천 대표 시절 국내 스포츠 마케팅 분야의 1인자로 평가받았다. 강력한 추진력과 공격적인 마케팅 능력은 독보적이다. 인천축구전용구장도 안 사장의 작품이다. 스포츠 언론인 출신인 박 단장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홍보로 구단 내부에서 구심적 역할을 했다. 홍 지사도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도민속으로'라는 캠페인이 첫 출발이었다. 선수들은 지난달 동계전지훈련에서 돌아온 후 재능기부로 첫 발을 뗐다. 아동양육시설인 원생들을 초청, 축구교실을 열었다. 이어 지역 고교를 찾아 배식 봉사 활동을 벌인 데 이어 졸업식에도 참석, 장미꽃 300송이와 초콜릿 300개를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감동이 물결쳤다.

구단 프런트는 홈개막전을 위해 한 달 가까이 야근을 했다. 모두가 세일즈맨이었다. 경기 홍보를 위해 뛰고 또 뛰었다.

개막전 행사도 풍성했다. 경남 출신 레전드 김 호 조광래 박항서 등을 초청, 여고생팀과 오픈경기를 열었다. 일흔을 바라보는 김 호 감독(69)은 "이런 행사는 처음"이라며 감격해 했다.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을 초청, 소녀팬을 움직였다. 색달랐다. 경기 전 사인회는 경기장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실시했다. 표를 구매한 팬들만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공연은 하프타임에 열어 축구의 맛도 볼 수 있도록 했다. 경기장 외부에는 키즈파크를 설치, 운영했다. 에어바운스, 미니전동차, 슈팅게임 등 놀이 시설이 어린이 팬을 유혹했다. 스토리가 넘치는 개막전에 팬들도 화답했다.

경남이 관중몰이에 한몫하며 K-리그 클래식도 후끈 달아올랐다. 9일과 10일 열린 2라운드 7경기에 총 12만8056명(경기당 평균 1만8294명)이 입장했다. 1라운드(평균 1만1661명) 대비 57% 대폭 증가했다. 지난 시즌 2라운드 평균관중(9948명) 대비 84% 증가한 수치다. 녹색 그라운드는 본격적인 봄을 맞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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