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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7년만의 국내대회 출전 김연아, 지켜볼 관전포인트 셋!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1-04 15:27 | 최종수정 2013-01-05 09:39



다시 한번 '연아앓이'가 시작된다.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빙상연맹 주관 국내대회에서 처음으로 유료 티켓이 등장했다. 3400장의 티켓이 팔리는데 1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팬들의 성화에 2차 판매분 1200장이 풀렸지만 이 역시 10분도 되지 않아 매진됐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암표상까지 나왔다.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들까지 여왕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서울 목동아이스링크는 손님맞이를 위해 새단장을 마쳤다. TV중계도 예정돼 있다. 다른 선수라면 이런 관심과 기대는 꿈도 못꾼다. '돌아온 피겨여왕' 김연아(23·고려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연아가 5일과 6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종합선수권대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김연아가 국내대회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06년 2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NRW트로피에서 선보인 쇼트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 프리스케이팅 '레미제라블'을 들고 나선다. 이번 대회 눈여겨 봐야할 관전포인트를 살펴봤다.

체력은 얼마나 끌어올렸을까

김연아는 NRW트로피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기록한 201.61점(쇼트 72.27+프리 129.34)은 시즌 최고점이었다. 예술부분에서는 나무랄데가 없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구성점수(PCS·Program Component Score) 69.52점을 받았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 당시 받았던 PCS 71.76점에 육박했다.

그러나 기술 요소 점수(TES·Total Element Score)는 아쉬웠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TES에서 60.82점을 받았다. 밴쿠버 당시 78.30점보다 많이 낮다. 체력부담 때문이었다. 프리스케이팅 때 경기 시간의 절반이 지나고 나서 뛰어오른 두 번의 점프에서 실수했다.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모두 1회전으로 처리했다. 이어진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스핀도 보완해야 한다. 최고 레벨인 4를 받은 스핀은 단 한번에 그쳤다.

김연아는 귀국 후 몇차례 실수를 '방심'때문이었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체력보완을 첫번째 과제로 꼽았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는만큼 체력만 끌어올린다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도 문제없다. 이번 대회는 김연아의 현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포스트 김연아'와 격차는 얼마나 될까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장점은 김연아와 '포스트 김연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김연아가 빙판을 떠나있는 사이 유망주들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동갑내기' 김해진(16·과천중)과 박소연(16·강일중)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올렸다. 김해진은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5차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피겨 선수가 ISU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김연아 이후 처음이었다. 박소연은 4차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의 기량은 아직 김연아에 미치지 못한다. 김해진과 박소연의 점수는 현재 150점대를 전후다. 이변이 없는한 김연아의 우승은 확실시 된다. 그러나 한국 피겨의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해진은 다양한 기술과 점프 성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표현력도 뛰어나다. 박소연은 점프의 비거리와 가산점(GOE)에서 비교우위에 있다. 스핀도 좋다. 이들이 펼치는 2위 경쟁도 이번 대회의 볼거리 중 하나다.

국내대회 첫 200점 넘을 수 있을까

김연아는 수차례 200점을 넘어섰다. 세계신기록(228.56점·쇼트 78.50+프리 150.06)도 그녀의 몫이다. 하지만 모두 해외대회에서 였다. 국내 대회에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 적은 없다. 김연아는 국내 링크에서 한번도 200점을 넘기지 못했다.

의외다. 김연아는 '강심장'으로 유명하다. 절제절명의 순간에서 기량 이상의 것을 해낸다. 그러나 국내 무대에서는 약해진다. 긴장감을 넘지 못했다. 좋은 예가 있다. 김연아는 지난 2008년 12월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링크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위에 그쳤다.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던 그녀였기에 아쉬운 결과였다. 고조된 국내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김연아는 큰 부담을 느꼈다. 오랜 공백 끝에 다시 열광적인 국내 팬들 앞에서 연기한다는 것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단 팬들도 김연아를 돕기로 했다. 김연아의 팬 카페에선 자체적으로 경기 관람 매너에 관한 캠페인을 벌인다. 국제 대회와 달리 이렇다 할 라이벌이 없는만큼 김연아의 부담이 덜할 것이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200점을 돌파한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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