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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스타'신수지 폭풍눈물이 더 애틋했던 이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6-17 15:16


◇'댄싱 위드 더스타 시즌2'에 도전했던 신수지가 탈락이 확정된 직후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파트너인 스포츠댄스 선수 권순빈이 대신 소감을 말하고 있다.  화면 캡처=MBC

'리듬체조 원조요정' 신수지(21·세종대)가 눈물을 펑펑 쏟았다.

15일 MBC 서바이벌 댄스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2(이하 댄싱스타2)'에서 스포츠댄스 선수인 파트너 권순빈과 함께 '폭스트롯'에 도전했지만 감정 표현이 부족했다는 심사위원의 혹평속에 탈락자로 선정됐다. 서바이벌 형식이긴 하지만 분명 예능 프로그램이다. 신수지는 탈락 직후 소감을 밝히지 못할 만큼 눈물을 쏟아냈다. 시청자도 본인도 예상치 못한 탈락이었다. 방청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명백한 '이변'이었다. 프로그램 첫회부터 국가대표다운 재능을 선보였다. 놀라운 체력와 유연성, 감각으로 스포츠댄스 스텝에 순식간에 녹아들었다. '괴물수지'라는 애칭까지 생겼다. 탤런트 최여진, 예지원 등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다.

신수지는 자타공인 한국 리듬체조 최고의 선수다. 4년 전 17세의 나이에 베이징올림픽 티켓을 따내며 16년만의 올림픽 자력 진출 쾌거를 일궜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트레이드마크인 백일루션 9회를 거뜬히 돌아내며 역대 최고성적 세계 12위에 올랐다. 런던올림픽을 앞둔 '걸출한 후배' 손연재도 신수지가 4년 전 걸었던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크로아티아 전훈, 옐레나 러시아 전담코치까지 신수지가 먼저 걸었던 길이다. 지난해 전국체전 직후 인터뷰에서 "수지언니가 없었다면 저도 이만큼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같한 감사를 전했었다.

다들 재미 삼아, 경험 삼아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쏟은 건 그만큼 '특별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리본을 잡은 초등학교 4학년 이후 10년 넘게 오직 리듬체조 하나만 알고 살아온 신수지에게 '댄싱스타2' 출연은 같했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전 심판진의 운영미숙으로 인한 판정 논란에 휩싸였다. 사태는 급마무리됐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전부터 그녀를 괴롭혀온 발목 부상 역시 발목을 잡았다. 재활과 훈련을 새로 시작하기엔 몸도 마음도 이미 탈진해 있었다.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리듬체조 포디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제 겨우 스물한살, 꿈 많고 끼 많은 신수지에게 '댄싱스타2'는 고심 끝에 선택한 첫 도전이었다. 미니홈피에 직접 올린 훈련사진 아래 '댄싱을 계기로 다시 일어서고 싶습니다~'괴물 수지' 많이 응원해 주세요'라고 썼다. '한번 해볼까'가 아닌 '반드시 해내겠다'는 선수 특유의 절실함으로 시작한 도전이었다. 출연을 결정한 이후 세달 동안 그녀는 스포츠댄스에 미쳐 있었다. 한번 꽂히면 끝을 보고야 마는 적극적인 성격이다.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자존심으로, 스스로를 시험해 볼 첫 무대였다.

타고난 재능과 혹독한 노력이 결합된 그녀의 무대는 기품 있고 우월했다.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국가대표 출신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기대치는 오히려 '독'이 됐다. 열정을 다했지만 판정은 가혹했다.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심사위원 점수가 신수지에게 유독 짜다고 비판하던 시청자들은 '눈물의 탈락' 직후 17일까지 항의 댓글 수백건을 쏟아냈다. '신수지의 탈락 이해가 안된다' '신수지 없는 댄싱스타, 보고 싶지 않다' 등 직설적인 표현으로 분노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신수지 측은 "원하던 1등은 못했지만, 하나의 좋은 과정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수지는 16일 자신의 미니홈피 대문글에 "많은 응원과 위로에 감사의 눈물이 나네요. 사랑합니다♥"라고 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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