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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kg 인형몸매'손연재,독종 다이어트 계속하는 이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6-07 07:40



최근 월드컵시리즈 대회에서 메달권에 오르며 눈부신 성장세를 입증한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를 두고 "예뻐졌다" "성숙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수는 운동을 잘할 때 가장 예쁘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콕 집어내기는 쉽지 않다. 변화를 위해 별생각없이 잘랐다는 '앞머리 효과' 그 이상이다. 가까이서 지켜본 손연재는 젖살이 빠진 대신 근육량이 늘었다. 한결 단단해진 느낌이다. 런던올림픽을 50여일 앞두고 혹독한 훈련과 릴레이 출전, 치열한 식이요법의 결과물이다. 현재 손연재는 키 1m66에 몸무게는 45㎏다. 지난해에 비해 키는 자랐고 몸무게는 줄었다. 가느다란 다리에는 소위 단단한 '말근육'이 자리잡았다. 날선 근육이 그간의 훈련량을 짐작케 한다. 5월 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월드컵 직후 만난 손연재는 "살이 빠진 것 같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리듬체조 사상 첫 '톱10' 결선 진출을 노리는 '요정' 손연재는 날마다 자신과의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체중과의 끝없는 전쟁

손연재가 절대적인 신뢰를 표하는 옐레나 니표르도바 러시아 전담코치는 체중에 대단히 민감하다. '먹는 것'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엄격하다. 식사때마다 손연재는 코치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친다.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먹는지 일일이 보고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당장 제외된다. 샐러드, 요구르트, 과일, 닭가슴살 등으로 '연명'하는 수준이다.

더 이상 뺄 살도, 빠질 살도 없을 것 같은 손연재에게 끊임없이 혹독한 다이어트를 요구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국제체조연맹(FIG)에 등재된 리듬체조 선수들의 프로필을 보면 의문이 풀린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스트인 '세계 최강' 러시아의 에브게니아 카나에바는 키 1m70에 몸무게 49㎏이다. '세계 2위' 다리아 콘다코바는 1m69에 49㎏이다. '세계 3위' 다리아 드미트리에바는 1m71에 51㎏이다. 1m70 전후의 우월한 키에 가늘고 긴 팔다리를 선천적으로 타고난 러시아, 동구권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숙련된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보디라인이다. 결국 끝없는 다이어트는 '후' 불면 날아갈 듯한 인형같은 이미지, 작고 깜찍한 동양인 선수 손연재만의 매력을 극대화, 차별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비현실적'인 몸매를 위해 떡볶이, 피자, 치킨 등 그 또래 소녀들이 달고 살 간식들은 애시당초 '그림의 떡'이다. 올시즌 손연재의 비약적인 성장 뒤에는 헌신적인 니표르도바 코치가 있다. 지난해 임신, 출산으로 인해 손연재와 함께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4년 전 '걸출한 선배' 신수지를 지도했던 니표르도바 코치는 한국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남다르다. 코치 복귀 후 손연재는 실력과 함께 심리적 안정도 되찾았다. 니표르도바 코치는 꼼꼼하고 엄격하고 따뜻하다. 매 대회가 끝나면 발레, 뮤지컬 등 공연을 함께보며 기분을 풀어준다. 그녀의 따뜻한 카리스마는 낯선 땅에서 나홀로 훈련하는 손연재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독한 식이요법도 불평없이 믿고 따르는 이유다.

크로아티아 무더위와의 전쟁

손연재는 7일부터 크로아티아 지옥훈련에 돌입했다. 크로아티아의 해변도시 오레비츠는 러시아대표팀이 매년 여름 전지훈련을 해온 곳이다. '리듬체조 종주국' 러시아의 노하우가 결집된 극한의 훈련지다. 손연재는 지난해 몽펠리에세계선수권 직전인 8월 한달간 이곳에서 지옥훈련을 견뎌낸 후 세계 11위에 올랐다. 런던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손연재는 이번에도 오레비츠행을 자청했다. 오레비츠는 두브로브니크 공항에서 2시간 거리다. 훈련장으로 이동하려면 또다시 보트를 타고 10분 가까이 들어가야 한다. 바다와 훈련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대형 천막처럼 지어진 훈련장 안은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찜통이다. 변변한 냉방, 환풍 시스템도 없다.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숨이 턱턱 막혀온다. 건조하고 무더운 환경에서 극한의 체력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고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식단은 샐러드, 과일, 닭가슴살, 음료는 물과 오렌지주스만 제공된다. 리듬체조는 단 100g의 미세한 차이가 연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섬세한 종목이다. 겉으로 보기엔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1분30초간 쉴새없이 달리고 구르고 뛰어오르는 연기는 엄청난 체력을 요한다. 먹지 않고 체력을 키워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종목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결국 훈련뿐이다.

손연재는 27일까지 3주간 오레비츠 훈련을 통해 체력과 실력을 끌어올린 후 오스트리아그랑프리(6월28일~7월2일)에 나선다. 7월 벨라루스월드컵(7월13~16일)에서 마지막 리허설을 마친 후 8월 초 꿈의 런던에 입성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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