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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성별 논란 세메냐, 준우승이 더 기쁘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9-04 20:58


2011 대구세계육상대회 마지막날인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800m 결승에서 2위로 골인한 카스터 세메냐(남아공, 왼쪽)가 1위로 골인한 마리아 사비노바(러시아)를 축하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성 정체성 논란을 딛고 다시 트랙에 선 카스터 세메냐(20·남아공)는 금메달을 딴 것 이상으로 환하게 웃었다. 2년 전 베를린대회에서 우승했지만 4일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결선에선 준우승에 그쳤다.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하지만 세메냐(1분56초35)는 750m 지점에서 자신을 추월한 후 우승한 러시아의 마리아 사비노바(1분55초87)에게 먼저 다가가 포옹하고 축하해주었다.

세메냐는 1년 전부터 국제대회에서 여자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베를린에서 금메달을 따고 난 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성별 검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IAAF가 세메냐를 여자 경기에 다시 출전할 수 있다는 결정을 하는데 약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세메냐는 그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이번 대구대회에선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렸다. 또 1년의 공백과 허리 부상 등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다. 게다가 올 시즌 랭킹 1위 사비노바의 막판 스퍼트는 놀라웠다. 2년 전 세메냐가 했던 폭발적인 스퍼트를 이번에는 사비노바가 보여주었다. 세메냐의 준우승으로 그의 성별 논란은 더이상 화젯거리가 되지 않게 됐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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