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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남자 마라톤 실패 원인, 준비 및 전략 실패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9-04 12:24


정만화 한국 남자마라톤 코치는 실패의 이유로 준비 부족을 꼽았다.

한국 남자마라톤 대표팀은 4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형편없이 무너졌다. 개인전 최고 성적이 정진혁(2시간17분4초)의 23위이다. 정진혁의 기록과 금메달을 차지한 케냐의 아벨 키루이(2시간7분38초)의 기록 차이가 무려 9분26초다. 정진혁의 평균 속도를 거리상으로 환산하면 키루이와 약 2.9km 차이가 난다. 키루이가 42.195km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때 즈음 정진혁은 39.291km 지점을 달리고 있었던 셈이다. 메달을 기대했던 단체전에서도 한국은 6위에 머무렀다. 일본은 은메달, 중국은 5위를 했다. 한국은 안방에서 레이스를 펼쳤지만 2년전 베를린대회, 2007년 오사카대회 때보다 잘 한게 아무 것도 없었다.

정만화 코치는 레이스를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준비가 부족했다. 대구의 무더위에 맞춰 준비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코치는 지난해 11월 지영준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끈 지도자다. 하지만 지영준은 대회 직전까지 허벅지 뒷근육이 좋지 않아 대회에 불참했다. 이번 대회 기대주는 정진혁이었다. 하지만 정진혁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저조한 기록을 냈다.

정 코치는 "정진혁이 2시간 10분대 밑으로 뛸 훈련을 하지 않았다"면서 "날씨가 무더울 것으로 봤는데 그렇지 않았다. 다양한 준비가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이날 레이스가 펼쳐진 대구 시내의 날씨는 섭씨 24~27도, 습도 56%로 달리기에 쾌적했다. 정 코치는 무더위에 케냐 등 아프리카 선수들이 취약하기 때문에 후텁지근할 경우 한국 선수들이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날씨를 가정하지 못했다. 황영조 마라톤경보기술위원장은 "대표팀의 훈련이 부족했다.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이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한국 마라톤은 이런 상태라면 내년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영준이 부상에서 회복돼 조만간 훈련을 재개한다지만 케냐의 검은 건각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에서 다시 메달을 딸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마디로 답이 없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조만간 중장기 발전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대책의 재탕 또는 삼탕이 될 게 뻔하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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