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화 한국 남자마라톤 코치는 실패의 이유로 준비 부족을 꼽았다.
정 코치는 지난해 11월 지영준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끈 지도자다. 하지만 지영준은 대회 직전까지 허벅지 뒷근육이 좋지 않아 대회에 불참했다. 이번 대회 기대주는 정진혁이었다. 하지만 정진혁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저조한 기록을 냈다.
정 코치는 "정진혁이 2시간 10분대 밑으로 뛸 훈련을 하지 않았다"면서 "날씨가 무더울 것으로 봤는데 그렇지 않았다. 다양한 준비가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이날 레이스가 펼쳐진 대구 시내의 날씨는 섭씨 24~27도, 습도 56%로 달리기에 쾌적했다. 정 코치는 무더위에 케냐 등 아프리카 선수들이 취약하기 때문에 후텁지근할 경우 한국 선수들이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날씨를 가정하지 못했다. 황영조 마라톤경보기술위원장은 "대표팀의 훈련이 부족했다.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이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한국 마라톤은 이런 상태라면 내년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영준이 부상에서 회복돼 조만간 훈련을 재개한다지만 케냐의 검은 건각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에서 다시 메달을 딸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마디로 답이 없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조만간 중장기 발전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대책의 재탕 또는 삼탕이 될 게 뻔하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