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상선수야? 모델이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관중들은 전광판 화면에 얼굴이 크게 그의 비춰지자 깜짝 놀랐다. "누구야?"라는 호기심 가득한 수근거림이 관중석을 뒤덮었다. '미녀 선수로 유명하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설명이 이어지자 관중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트랙위의 바비인형' 다르야 클리시나(20·러시아)의 달구벌 출연은 단연 화제였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와 '블라인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에 쏠려 있던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관심이 새로운 여신에게 옮겨가고 있다. 27일 여자 멀리뛰기가 열린 대구 스타디움은 뛰어난 외모와 긴 다리, 그리고 실력. 모든 것을 갖춘 클리시나를 위한 무대였다. 비교적 한국에 덜 알려졌던 그이지만 한국팬들에게 보인 첫 선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
'바비인형'으로 불리는 클리시나는 1m80 57kg의 완벽한 몸매의 소유자다. 시선을 확 끄는 긴다리와 운동신경은 부모님으로 부터 물려 받은 유산이다. 부모님이 아마추어 육상선수 출신이다보니 몸에는 육상인의 피가 흐른다. 배구선수로 활약하던 13세에 부모님의 권유로 단거리 스프린터로 전향했다가 뛰어난 도약력을 살리기 위해 멀리뛰기에만 전념하고 있다. 2007년 세계청소년육상선수권에서 6m4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며 두각을 나타내더니 2011년 3월 유럽실내육상선수권에서는 우승도 차지했다. 지난 7월 개인 최고기록인 7m05를 뛰어 넘으며 미국의 브리트니 리즈(25·7m19)에 이어 올시즌 랭킹 2위에 올랐다.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이미 미모와 실력을 갖춘 육상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미녀새' 엘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의 뒤를 이을 러시아 미녀계보의 후계자다. 러시아 한 온라인 사이트에서 진행된 설문에서 그는 '올해의 가장 섹시한 러시아 여자 선수'로 꼽혔다.
|
인기 덕분에 미디오 노출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남성 잡지의 표지 모델로 나서 수위 높은 노출을 선보이며 전세계 팬들의 눈을 사로 잡았다. 그의 상품성에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앞다퉈 그를 찾고 있다. 스포츠음료업체인 레드불,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 마케팅업체 IMG가 그를 잡았다.
후원 업체에 대한 충성도도 대단하다. "물론 선수로서 훈련이 가장 중요하지만 자신을 홍보하는 활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로 인해 멀리뛰기가 인기를 끌었으면 좋겠다." 인터뷰에 응하는 순간에도 화려한 매니큐어가 빛나는 손은 스폰서 업체의 음료수를 꼭 붙들고 있었다. 클리시나는 28일 오후 열리는 멀리뛰기 결선에서 세계 1인자 자리를 위한 도전에 나선다.
대구=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