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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비슷해 보이는 '오마주·패러디·표절' 차이점은 무엇

송경민 기자

기사입력 2017-12-15 14:01





최근 게임을 비롯한 드라마, 만화,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 전반에 걸쳐 어떤 작품과 비슷한 다른 작품이 있는 경우 '오마주', '패러디', '표절'이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한다. 이 세 가지 단어는 비슷한 느낌이지만 전혀 다른 뜻을 담고 있어 사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

'오마주(hommage)'는 프랑스어로 '존경'을 뜻한다. 과거 유럽 봉건시대에 기사가 주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신하가 되는 서약을 하는 모습을 담은 단어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오마주'는 각종 문화 콘텐츠와 관련해 사용될 때는 존경의 의미를 담아 다른 작품에서 선보인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따라서 '오마주'는 그 대상이 칭송받는 인물이 만든 창작물이나 명작으로 인정받는 작품으로 한정된다. 특히 영화에서는 후배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이 남긴 업적이나 공덕, 재능을 칭찬하고 기리면서 감명 깊은 주요 대사나 장면을 본떠 표현하는 행위로 표현된다.

게임에서는 액티비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이하 모던 워페어 2)'를 예로 들 수 있다. '모던 워페어 2'는 마이클 베이 감독 액션 영화 '더 록'에 등장하는 알카트라즈 감옥 샤워실 전투 장면과 감옥에 폭격을 수행하려는 전투기 편대에 녹색 연막탄을 흔들어 저지하는 장면을 강제 노역 수용소 샤워실 전투와 녹색 신호탄으로 백악관 폭격을 저지하는 장면으로 재현했다.

'패러디(parody)'는 특정 작품에서 소재를 얻어 이를 재생산한 작품 혹은 활동을 의미한다. 익살 또는 풍자를 목적으로 원작에서 일정 부분을 새롭게 해석하고 독창성을 부여하는 기법을 뜻하기도 한다. '다른 노래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불린 노래'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파로데이아(parodeia)'에서 유래했다.

이에 따라 '패러디'는 원작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폭로하거나 원작을 한 번 비틀어 재치를 담아 풀어내고 조롱하면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패러디'는 원작을 자세히 분석하는 과정이 우선되며, 원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독창성이나 새로움, 풍자 등을 느낄 수 없다.

게임에서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PC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등장하는 NPC 중 '리춘'은 캡콤 대전 액션 게임 '스트리트파이터' 등장인물 '춘리'를 패러디한 인물이고, '해리슨 존스'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패러디한 인물이다. 이 밖에도 아이템 이름, 퀘스트, 던전, 맵 조형물 등에서 온갖 '패러디'를 확인할 수 있다.

'표절(plagiarism, 剽竊)'은 다른 사람이 만든 창작물 전부 혹은 일부를 도용해 자신이 창작한 작품처럼 발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같은 의미인 영어 단어 'plagiarism'에서 접두어 'plagi-', 'plagio-'는 '그리스어로 도덕적으로 부정한, 잘못된'이라는 뜻이다. 한자로는 '빼앗을 표'와 '도둑질할 절'을 합친 단어로 '표절'이 명백한 범죄 행위임을 보여주고 있다.


'표절'에 대한 확실한 법적 규범은 존재하지 않지만, 지난 7월 공포·시행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부정경쟁행위'인지 아닌지로 해석할 수는 있다.

'부정경쟁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에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품의 용기·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반포 또는 수입·수출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로 명시돼 있다.

나목에서는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차목에서는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설명된다.

이에 따라 '부정경쟁행위'는 이득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이 만든 창작물이나 성과를 '표절'해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원작자가 누려야 하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요즘 중국에서 우후죽순 출시되는 여러 가지 '표절 게임'이 이에 해당하나 현실적으로 법적 대응을 하기는 힘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존경을 담은 '오마주', 풍자를 담은 '패러디'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행위로 용인되고 있다"며 "그러나 '표절'은 다른 사람이 가져야 할 이득을 빼앗고 원작을 훼손하는 범죄 행위로, 지난 7월 '부정경쟁방지법'이 시행되면서 법적 대응이 가능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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