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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다리·다리꼬기 등 관절에 '독'…"나쁜 자세 편하면 이미 몸 변형"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11-15 09:20 | 최종수정 2022-11-15 09:20


자료제공=힘찬병원



생활 속 바른 자세는 관절과 뼈 건강의 기본이다.

보통 특정 자세는 우리 몸 모든 관절과 근육, 인대에 영향을 주고 만약 잘못된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면 그만큼 관절과 근육 등에 문제가 생긴다.

무엇보다 관절 건강을 위협하는 나쁜 자세는 문제가 누적되면 관절염이 유발된다.

특히 무릎과 고관절, 발목 등 체중을 주로 감당하는 부위들이 나쁜 자세에 취약하다. 장시간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서면 일시적으로 무릎에 통증이 생긴 경험은 누구나 있다.

주부들이 일상적으로 취하는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에 체중의 약 8~9배 부하가 가해져 무릎에 고질적인 통증을 불러올 수 있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권태윤 원장은 "무릎을 굽히고 앉으면 연골에 윤활액이 충분히 침투하지 못해 뻣뻣해져 일어설 때 무릎에 충격이 가해지고,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며 "힘이 가해지는 부분의 연골만 닳을 수도 있어 쪼그려 앉는 자세로 생활을 많이 할수록 관절염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양반다리'도 관절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고관절을 과도하게 꺾는 양반다리는 고관절 압력을 높여 고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양반다리는 양쪽 고관절이 바깥으로 벌어지면서 주변 인대와 근육을 긴장시키고 고관절에 무리를 준다.


또 다리가 교차되면서 다리 모양과 골반을 틀어지게 하므로 압박받는 부위가 저리거나 통증이 느껴진다. 다리를 꼬는 습관은 고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되고, 고관절이 앞으로 당겨지면서 탈구가 생길 수도 있다. 골반 비대칭을 유발해 양쪽 다리 길이에 차이가 생기고 양쪽 다리에 고르게 실려야 할 체중이 한쪽 다리에 집중되면서 무릎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오래 지속했을 때 저리거나 통증이 느껴지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특히 생활 속에서 쪼그리고 앉는 기회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 일할 때 같은 자세를 오래 취하지 않고, 무게를 여러 관절에 분산시키면 관절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 검진받기 전에 내 자세가 어떤지 몸의 균형 상태가 어떤지 집에서 점검해 볼 수 있다.

전신 거울 가운데에 세로로 실을 매달아 몸의 좌우 대칭 상태를 보거나 눈, 어깨, 골반이 지면과 수평을 유지하는지 살펴보면 된다.

등받이가 있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엉덩이를 의자 끝에 붙이고 허리와 어깨를 펴고 팔을 뻗어 양쪽 길이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한 뒤 발바닥을 바닥에 대고 다리를 붙이고 앉았을 때 무릎 높이에 차이가 없는지도 확인해 보자.

다리 길이 차이나 골반 비대칭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만약 양쪽 다리를 쭉 폈을 때 발끝의 길이가 다르거나 발이 벌어지는 각도가 다르다면 의심할 수 있다.

평소 앉아있을 때나 서 있을 때 허리를 구부정하게 앞으로 숙이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간혹 허리 스트레칭을 앉은 상태에서 양옆으로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앉은 상태에서 허리를 돌리는 동작은 척추를 틀어지게 하는 동시에 디스크를 신경 쪽으로 밀려나게 한다. 갑작스럽게 동작을 취할수록 압박이 세지고 디스크를 둘러싼 섬유테가 찢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윤기성 원장은 "척추에 나쁜 자세를 취하면 불편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편하다면 몸이 그렇게 변형된 것"이라고 전했다.

S자 형태를 유지하는 척추가 이미 S자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등을 구부정하게 하거나 한쪽 다리에만 힘을 실어서 서거나 엉덩이를 빼고 앉아 등받이에 기대는 자세가 편하다면 바른 자세를 하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진다. 이때 불편하더라도 의식적으로 노력해 몸의 균형이 틀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을 줄이고, 스트레칭이나 맨손 체조로 몸을 자주 움직여 주면 좋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권태윤 원장(왼쪽)과 윤기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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