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반월상 연골이 손상돼 수술했던 환자가 최근 내원했다. 60대 초반의 여성 환자였는데, 반갑기도 했지만 병원을 다시 찾았다는 것은 무릎이 아프다는 것이니 걱정스럽기도 했다.
원래 한번 닳아 없어진 뼈 연골은 재생되지 않는다.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가 발달하면서 뼈 연골을 재생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단, 적용할 수 있는 환자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 환자의 경우 연령이나 관절염의 단계, 연골의 결손면적 등을 고려해보니 줄기세포 치료를 할만 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첫째는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인데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둘째는 지방 자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으로, 환자의 엉덩이나 배에서 지방을 채취해 줄기세포를 추출한 다음, 연골이 없는 부위에 주사 또는 직접 도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배양을 하지 않은 지방 줄기세포의 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인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인체 조직을 배양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 마지막으로 태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는 치료법으로 이 또한 한계는 있다. 일반적으로 중등도 연골 결손이나 외상성 결손에 시행해볼 수 있지만 말기 퇴행성 관절염에는 효과가 미미하고 일시적이어서 권하지 않는다.
더구나 무릎관절염으로 내측 연골이 닳으면서 다리가 휜 경우가 많다. 이때 줄기세포 치료로 연골을 부분적으로 재생시켜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연골이 닳아 다리가 더 휘어질 수 있다. 이때는 교정절골술(휜다리 교정수술)를 시행하며 줄기세포를 보조적으로 시행하면 환자에 따라 효과를 볼 수 있다.
다행히 이 환자의 경우 다리가 휘지 않아 태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시행했다. 우선 내시경을 통해 연골이 닳아 없어진 부위를 확인한 후 연골이 닳아 없어진 뼈 주위에 아주 작은 구멍을 뚫은 후 이 구멍에 태반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를 발라주었다. 무릎을 절개하지 않고 내시경이 들어갈 구멍만 뚫고 시술하기 때문에 일상복귀가 빨랐고, 3개월쯤 지나자 통증이 많이 호전되었다.
1년 후 내시경으로 연골이 잘 재생되었는지 확인해보니 연골이 상당히 많이 재생되어 있었다. 환자도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후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해져 지금은 예전처럼 잘 걸어 다닐 수 있다며 만족해하셨다.
재생이 불가능했던 연골을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은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만능치료법은 아니다. 무릎 관절염 환자의 95%에서 줄기세포 치료로 재생을 기대할 수 있지만 면역질환자나 중증 당뇨병 환자에게는 한계가 있다.
또 한 가지, 줄기세포 치료로 재생시킬 수 있는 연골은 '뼈 연골'이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무릎 연골은 크게 뼈에 붙어 있는 뼈 연골과 허벅지뼈와 종아리뼈 사이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반월상 연골로 구분된다.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한 연골은 뼈 연골이다. 반월상 연골은 효과가 입증되지도 않았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도 않는다.
인공관절 수술 후 재활운동을 해야 하듯이 줄기세포 치료를 한 후에도 재활운동은 필요하다. 하지만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 치료를 받은 후 충분히 휴식한 후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 점차적으로 강도를 높여야 한다. 무릎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안전하게 운동해야 재생 효과도 좋아진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김진홍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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