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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의 관절척추 톡] 나에게 맞는 척추 치료법은 따로 있다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8-21 13:41 | 최종수정 2022-08-25 09:02


'허리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한번이라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수술하고 허리가 더 아프다든가, 아예 걷지도 못하게 되었다는 내용도 인터넷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언제부턴가 척추수술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막연한 선입견 때문에 꼭 수술이 필요한 분이 수술 시기를 놓쳐서 평생을 걷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환자가 만족할만한 치료를 받았다면 그렇게까지 수술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는 않았을 것 같아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죄송한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사실 허리가 아픈 환자를 만족시키는 치료를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똑같이 허리가 아파도 환자마다 원인도 다르고, 직업, 생활환경 등 개개인의 특성도 다르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처음에는 효과적인 치료였어도 계속 효과가 있다는 보장도 없다.

허리가 아픈 분들이 선호하는 치료 중 하나가 통증 주사치료이다. 통증 주사치료는 효과적인 치료이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통증 주사치료를 맹신했다 몸이 완전히 망가졌던 분이 있다. 그 환자는 처음 허리가 아팠을 때 통증 주사를 맞았는데 효과가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고 한다.


통증 주사 성분은 스테로이드이다.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단기치료에 주로 이용한다.

그럼에도 통증 주사의 효과에 매료된 환자는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니면서 강원도, 제주도까지 소문난 의사를 찾아서 주사를 100번 이상 맞았다.

결국 스테로이드에 중독돼 '쿠싱증후군'이 나타났고, 심장과 콩팥 등 장기가 다 망가져 손을 쓸 수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주사 치료는 첫 치료가 가장 효과가 좋고, 횟수가 반복될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맞을수록 내성이 생기면서 효과가 떨어지는데도 환자들은 처음 주사 맞았을 때의 좋은 기억을 잊지 못하고, 멀리까지 주사를 맞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처음에는 좋았더라도 그 다음이 안 좋으면 병원을 한두 번 옮겨 보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그럼에도 효과가 없다면 다른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또한 똑같은 치료라도 사람마다 효과가 다를 수 있다. 예전에 한두 달 사이에 지방의 같은 동네에 사는 수십 명의 환자가 한 병원에 몰려든 적이 있다.

그 동네에서 걷지도 못하던 어르신이 대도시의 한 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받고 좋아졌다는 소문이 퍼져서 동네 어르신들이 다 그 병원에 가서 똑 같은 수술을 해달라고 한 것이다.

환자가 치료를 받고 만족도가 높을 때 다른 환자를 소개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필자 역시 수술을 한 환자분이 굉장히 만족해서 친한 지인이나 가족을 데리고 오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분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여기서 수술한 사람이랑 저랑 증상이 똑같아요. 그러니 저도 똑같은 치료를 해주세요"고 말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허리나 다리가 아픈 증상이 다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을 들어보면 전혀 다른 증상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검사를 해보면 통증의 원인이 달라 전혀 다른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를 들어 똑같이 허리가 아팠는데도 한 사람은 허리디스크가 원인이어서 삐져나온 디스크를 제거해야 하고, 다른 사람은 척추관이 좁아진 것이 원인이어서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을 해야 하는 식이다.

이처럼 나에게 맞는 치료법은 따로 있다. 그러니 나와 증상이 비슷한 사람이 치료를 받고 좋아졌다고 그 치료법이 나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 후에 나에게 맞는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만이 하루라도 더 빨리 통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도움말=목동힘찬병원 허준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목동힘찬병원 허준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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